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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2

201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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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것을 더 우리답게
우리 것을 세계 속으로,
‘진화하는 전통예술’로
동시대인과 호흡하는
전통예술인을 응원합니다

전통예술인, 예술과 삶을 이야기하다

전통예술의 정체성을 이어가고자 하는 무형문화재 전수 조교이자 금속공예가, 전통음악의 장르를 초월해 실험적인 작업을 하고 있는 피리 연주자 겸 작곡가, 전통예술의 미래를 생각하게 하는 전통 굿의 연주자이자 연기자가 있다. 각자의 분야에서 자신만의 색깔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이 시대 예술인들의 이야기를 담아보았다.

승경란 금속공예가
“여러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전통예술은 우리의 미래입니다.”

눈으로 봐야 감탄을 자아내고 진귀함을 알지, 말로 들어서는 도통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은입사(銀入絲) 공예. 대중적이지 않지만, 우리 전통의 가치와 문화를 잇고 있는 전통공예 예술인이 있다. “전통금속공예의 정수라 할 수 있죠. 간단히 설명하자면 철, 동 등의 금속표면에 수많은 망치질로 곱게 쪼는 작업을 거친 후, 가느다란 금이나 은선으로 문양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게 은입사 공예입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78호(입사장) 전수교육 조교이기도 한 승경란 금속공예가다. 작업할 때 가장 염두에 두는 게 무엇일까. “예쁜 것을 보거나 맛있는 것을 먹게 되면 마음이 행복해지는 것처럼 우리 전통예술에는 우리 국민만이 알고 느끼는 따뜻한 감성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에게 이런 감성을 진실하고 아름답게 전해주는 것, 그것에 집중합니다.” 전통예술인으로서 이런 마음가짐을 갖고 녹록지 않은 현실을 버티는 사람들이 비단 자신뿐만은 아니라며 “주위 동료, 선후배들을 보면 본업인 전통예술보다 부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아요. 전통예술인들이 건재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합니다”라고 강조한다.

전통예술 중 일부 종목은 활성화되어 후학양성이 이뤄지고 있으나 대다수 취약종목은 배우려는 제자들까지 미약한 실정이라고. 이런 이유로 사라지는 분야가 많아지고, 이는 현실적인 문제로까지 이어져 힘들고 어려운 전통예술인이 늘어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출한다. 다른 누구도 아닌 우리만이 표현할 수 있는 감성인 전통을 생명력 있는 전통문화로 계승발전 시키고자 노력하고 싶다는 승경란 금속공예가, 장인(匠人)으로서의 본분과 후손들에게 전통 입사공예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싶다며 당부의 말을 전한다. “전통은 우리의 미래, 전통은 그 나라의 국력이며 행복을 지향하는 인생길입니다. 전통을 아무런 수식 없이 그대로 사랑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승경란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중요무형문화재 제78호(입사장) 전수교육 조교다. 다수의 대한민국전승공예대전 수상경력이 있으며 그동안 ‘은실박이 이야기와 미학(개인전)’을 비롯해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展, 전통공예 명품전 등에 참여해왔다.

박지하 아티스트
“전통음악의 요소나 틀에 구애됨 없이 저의 음악으로 들어주세요.”

“지금 제가 하는 음악은 전통음악의 요소나 방식, 틀에 전혀 구애됨 없이 제가 느끼고 생각하는 대로 만드는 저만의 음악입니다. ‘전통예술, 전통음악’이라는 틀 안에서 제 음악을 들으시기보다 ‘박지하’라는 한 음악가의 음악으로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전통(Traditional)이라는 말보다 ‘초현대적인(Futuristic)’이라는 단어로 자신의 음악 색깔과 정체성에 대해 토로하는 젊은 예술인 박지하다.

피리, 생황, 양금 등 우리 전통악기의 새로운 소리를 찾아서 자신만의 음악과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는 연주자이자 작곡가, 중학교에서부터 대학교까지 전통음악을 공부해왔지만, 자신이 연주하는 악기들이 전통적인 요소의 하나라기보다 자신이 낼 수 있는 여러 가지 목소리 중 하나임을 강조하는 아티스트다. 연주뿐만 아니라 창작까지 하는 그의 작업 스타일이 궁금했다.

“되도록 자연스럽게 몸과 마음에서 무언가 만들어져서 나올 때까지 기다립니다. 억지로 만들지 않으려고 해요. 억지나 욕심으로 작업하게 되면 이후에 만들어진 음악에서도 그런 기운이 느껴지고 들리는 것을 알기 때문이죠.” 천천히 흐르는 삶의 속도에 맞춰 음악 작업도 조금씩 꾸준히 하고 싶다는 그에게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저뿐 아니라, 많은 한국 예술가들이 다양한 무대에서 주목받고 있어요. 음악적인 색깔은 다르지만 큰 호응을 받는 건 그들과 다른, 전통예술을 하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만의 색깔을 담은 음악과 무대를 만들기 때문이라 생각해요.” 전통을 전통 그대로 지켜나가는 사람도 필요하고, 자신처럼 새로운 작업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 나아가는 사람도 필요하다며 좀 더 다양한 생각과 시선으로 예술활동이 소개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올해는 감사하게도 크고 작은 공연과 음반 작업으로 의미 있었던 한 해였어요. 2020년에도 국내외 공연들이 많은데, 언제나처럼 하나하나 잘 풀어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큰 비전이나 계획 없이 자신 앞에 놓인 작은 일들을 하나하나씩 풀어가는 스타일이라는 젊은 예술인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본다.

박지하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을 졸업했으며 1집 ‘커뮤니언 Communion’을 발표하면서 솔로 활동을 시작했고 최근 2집 ‘필로스 Philos’를 발표하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전통악기를 기반으로 소리와 공간을 청각적 감각으로 창작하며 다양한 사운드를 찾아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

최우진 피리 연주자
“전통예술인들의 삶이 나아지고 설 자리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신명 나는 한 판, 대중과 소통하며 너나없이 함께할 수 있는 놀이로 꾸준히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굿,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70호인 양주소놀이굿이 바로 그 전통의 굿이다. “무당과 마부, 악사 등이 재담과 소리를 주고받으며 노는 굿놀이로 소의 여러 가지 치장을 서술하고 소를 사고파는 행위를 합니다. 그리고 집안이 잘되도록 축원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죠.” 굿에 대해 설명하는 최우진은 양주소놀이굿 이수자다.

연희 성격의 놀이문화로 과거 황해도와 기호지방(경기 및 황해 남부와 충남 북부)에 분포되어 오다가 현재는 경기도 양주군 일대에서 전승되는 소놀이굿은 농경의례적인 요소와 집안 번성, 자손 번창을 축원하는 의미에서 행해지고 있다. 쉽지 않은 분야에 뛰어든 젊은 예술인에게 시작하게 된 계기를 물었다.

“원래 악기를 좋아했는데 서양 악기보다 우리 전통악기에 관심을 가더라고요. 그래서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민요와 악기연주를 위해 양주소놀이굿 전수회관에서 레슨을 받았어요. 그때부터 시작된 거 같아요”라며 “우리 음악에 끌렸고 악기가 좋았고 저도 모르게 흥이 느껴졌어요. 그래서 대학에선 피리를 전공”했다고 덧붙인다.

전통예술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진 그가 전통예술인으로서 갖는 현실적 고민은 무엇일까. “전통예술인들이 설 자리가 많이 부족해요. 정보 공유할 수 있는 곳도 많지 않고요. 주변의 어렵고 힘든 친구며 선후배들이 전공을 포기하고 다른 직장을 구해서 일하는 모습을 보는 게 안타까워요.” 20대 젊은 예술인은 고민과 함께 희망 사항도 전한다. “우리 전통음악을 일반인들이 많이 접할 수 있도록 상설공연, 기획공연 등이 만들어지고 방송을 비롯해 다양한 매체에서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습니다. 양주소놀이굿, 많이 사랑해주세요!”

최우진 대학에서 국악 피리를 전공했으며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70호 이수자다. 양주소놀이굿보존회 감사로 일하고 있으며 무형문화재 이수자로서 교육 및 홍보에 힘쓰고 있다.

우리의 흥, 우리의 아름다움

한국문화의 중심 국악방송, TV채널 개국

국악인을 비롯한 전통예술인들과 전통문화애호가들의 오랜 바람이었던 ‘국악TV’ 채널이 드디어 선보인다. 국악방송 개국 20주년을 앞두고 제2의 도약을 위한 국악방송 TV가 12월 27일 개국한다. kt올레TV 251번을 통해 시청할 수 있으며, 12월 30일부터 국악의 다양한 장르를 배우는 교육프로그램 ‘소리를 배웁시다’, 전통문화예인과의 일일데이트 ‘인생낭독人’ 등 6개의 신규 프로그램으로 편성된 정규방송이 송출된다.

서울문화재단, 문학+국악+시각예술 ‘웹판소리’ 개발, 공개

‘웹판소리’ 〈달문 : 한없이 좋은 사람〉 영상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방식의 융복합 문화콘텐츠로, 작품 창작부터 영상 콘텐츠 제작까지 5개월간 김탁환 소설가(문학)와 소리꾼 최용석(국악), 그림작가 김효찬(시각예술) 등 서로 다른 장르 예술가들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공연 영상을 올리는 이른바 ‘직캠’이 아니라 새로운 작품을 유튜브를 통해서만 볼 수 있는 방식이 눈길을 끈다. 영어자막 버전도 제공, 우리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혁신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통예술을 비롯, 국내 모든 공연예술 자료 검색은 K-판!

전통연희, 무형문화재, 연극, 무용, 음악 등 국내 공연예술 영상 자료가 필요하면 이제 한곳에서 찾으면 된다. 국립국악원, 국립극장, 국립무형유산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 4개 기관 공연예술 아카이브를 한 곳에 모은, 공연예술 아카이브 네트워크 ‘K-판’이 그것. 신명나는 ‘판’ 위에서 이뤄진 6만2천여 건의 다양한 공연을 K-판에서 편리하게 통합 검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