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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문을 연 춘천의 심리상담센터 아낌에서는 예술인들의 삶과 예술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심리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예술인이 건강한 생활 속에서 좋은 작품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신정원 대표를 만났다.
저는 30년 가까이 심리를 다루는 일과 관련해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했습니다. 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후 병원에서 6년 정도 수련 및 근무를 했고 임상 심리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습니다. 여러 대학교에서 심리학 강의를 하며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습니다.
내담자를 아끼는 마음을 담아 ‘아낌’이라 지었습니다. 용기를 내서 심리상담센터를 찾아오신 분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그분들의 마음을 소중히 여깁니다. 아낌은 성인, 아동, 청소년 등 폭넓은 대상의 상담을 다룹니다. 내담자 스스로 자신의 상황과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하여 올바르고 합리적으로 사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지적 관점을 중심으로 상담을 진행합니다.
무용, 사진, 연극배우, 미술, 작가, 음악가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이 대인관계 고민, 우울증, 예술과 현실 세계와의 괴리감 등 다양한 심리적 어려움을 갖고 찾아옵니다. 2017년부터 예술인 상담을 하면서 느낀 것은 예술인 내담자들은 공통으로 사고 능력이나 감수성이 뛰어나다는 점입니다. 예술인이란 남다른 통찰력과 사고력으로 이해한 세상을 자기만의 언어로 표현하는 분들이라는 걸 새삼 깨달았어요. 이렇듯 일반인에 비해 남다른 부분들이 예술인의 세계관, 작품으로 표출되는 반면 때로는 일상의 삶을 힘들게 만드는 요인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많은 예술인들이 자기만의 세상에만 빠져 있다고 주변 사람에게 오해받거나, 너무 예민하다고 지적받거나, 예술을 할 때의 다양한 감정들이 일상에 영향을 주는 것 같다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봅니다.
가장 먼저 대화를 통해 내담자가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서 자기 생각을 점검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나는 어떤 생각을 중심으로 나를 이해하고, 세상을 바라보며, 타인과 관계 맺고 있는지 살펴보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내담자가 자신의 심리적 어려움의 원인이 되는 사고방식을 발견하도록 돕습니다. 예를 들면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해 우울하다는 내담자가 자신의 부정적 사고로 인해 스스로 가능성을 제한했다는 걸 알게 되는 거지요. 이러한 사고의 검토 과정을 거쳐 내담자 스스로 문제의 발생을 이해하고 해결 방법을 찾아가면서 현재보다 더 행복한 삶을 설계해 갈 수 있도록 방향을 잡고 상담을 진행합니다.
예술인 내담자의 예민한 감각, 그만의 사고방식을 소중히 여깁니다. 이를 틀렸다고 하면서 버리거나 없애도록 하지는 않아요. 오히려 예술 활동으로 표출될 수 있도록 이끌어줍니다. 이런 요소들이 일상에서 때로 부적절하게 드러나게 되면 대인관계에서 갈등이 일어나거나 오해받을 수 있지만 예술적으로 잘 발휘되면 훌륭한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좋은 자원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신이 예민하고 생각이 많아서 사람과 소통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일상생활이 힘들다고 말하는 내담자에게는 예술 활동에 필요한 사고나 감각을 일상생활에서 분리할 수 있도록 상담을 진행합니다. 예를 들자면 예술 작품을 만들 때의 감각과 일상에서 가족이나 직장 동료 등과 소통할 때의 감각이 똑같지 않아도 된다는 걸 내담자가 인식하게 하는 것이지요. 예술과 일상의 영역을 적절히 경계 짓는 것만으로도 예술인 내담자에게는 큰 도움이 됩니다.
신체 한계를 극복하고 예술 활동을 계속하고 있음에도 깊은 우울함으로 힘들어하던 내담자가 기억에 남습니다. 일생 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큰 사고를 당해 주변에서는 예술인으로서의 삶이 끝났다고 말한 정도로 상태가 심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위기를 견디고 이전보다 더 멋진 예술작품을 선보인 거지요. 저는 처음에 열정적이고 의지가 강한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상담하면서 내담자가 ‘내 삶은 사고 이후로 끝났다, 나는 쓸모없는 사람이다’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노력하고 성취한 것을 수용할 수 있도록 돕고 그것을 해낸 자신에 대한 가치감을 높일 수 있도록 12회기 동안 저도 내담자도 최선을 다했지만,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에는 도달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12회기가 짧다고 처음으로 아쉬움을 느꼈던 상담이었습니다. 지금도 예술인 상담을 할 때마다 그분 생각이 종종 납니다. 언젠가 꼭 한 번 더 찾아와주시면 좋겠습니다.
내 생각을 점검하고 내가 힘들어하는 부분을 검토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런 시간은 내가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됩니다. 작품 세계 역시 함께 성장할 수 있고요. 그러니 어려움이 있다면 스스로를 위해 심리상담센터에 찾아오는 용기를 내시면 좋겠습니다. 분명 지금보다 조금 더 나은 상태, 행복한 상태로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주소 : 강원도 춘천시 동내면 거두택지길 8 2층
이메일 : akkim_counse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