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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예술로(이하 예술로 사업)이 마무리되었다. 예술로 사업은 예술인이 기업·기관과 협업하여 기업·기관의 이슈(니즈)를 바탕으로 다양한 활동기회 경험 및 예술직무 영역 개발을 통해 예술인의 사회적 역할과 가치를 확산하고 창의적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올해는 홍보와 조직문화, 지역문화와 공간 활성화, 예술교육과 사회적 이슈 등 다양한 주제로 협업이 이뤄졌다. 지난 11월 29일 2021년 예술로 사업 성과공유회에서 발표된 8개의 사례를 소개한다.
▲ 2021년 예술로 사업을 마무리하며 성과공유회가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되었다.
CJ올리브네트웍스(구 CJ파워캐스트)는 최근 몇 년간의 변화(2016년 재산커뮤니케이션즈와의 합병, 2020년 사무실 통합, 2021년 10월 올리브네트웍스 합병)로 인해 조직 내 융합과 소통이 이슈가 된 기업이다. 잦은 변화와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된 사내 분위기를 개선하는데 예술로 사업의 도움을 받기로 하였고 예술인들은 ‘연결’을 주제로 10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 중에서 일회용 카메라로 각자가 좋아하는 장면을 찍고 인화해서 전시한 ‘마이페이보릿’ 전시, 물건이 찍힌 사진카드를 고마운 이에게 전하면 실물 선물로 증정하는 ‘사진 참 고맙습니다’, 무용수가 만든 동영상 가이드를 따라 벽과 바닥에 부착된 표식을 따라 몸을 움직이면 자연스럽게 스트레칭이 되는 ‘백벽체조 월보무용’ 등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된 3가지 프로그램이 소개되었다.
김태현 CJ올리브네트웍스 과장은 “마이페이보릿 전시나 ‘사진 참 고맙습니다’는 소소한 아이디어이지만 예술을 더해서 마음을 표현하게 해줬고, ‘백벽체조 월보무용’은 근무 공간을 새롭게 해석하고 몸을 움직이는 즐거움을 제공하여 조직문화가 유연해지는데 예술로 기여하였다. 덕분에 직원들이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협업기관: ㈜CJ올리브네트웍스
협업 예술인
- 리더예술인: 양재광(사진)
- 참여예술인: 감승민(영화, 연예), 권령은(무용), 이수진(미술), 최윤희(무용)
김진 리더예술인과 신동준, 이아름, 이혜헌, 최샘이 참여예술인은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와의 협업 활동을 소개했다.
김진 리더예술인은 협업기관과의 만남을 통해 중독자 본인 못지않게 중독자의 가족이 큰 고통과 스트레스를 겪고 있고, 그들의 슬픔에 공감해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면서, 중독자 가족을 위한 예술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 배경을 소개했다.
중독자 가족이 자신의 사연을 적어 엽서를 보내오면 예술인들이 손편지로 답장해주는 ‘나눔 엽서’, 가족들의 사연을 보이는 라디오 형식으로 소개하는 ‘도담도담라디오’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예술인들은 심리치유 과정에서 예술의 개입 가능성과 예술의 의미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김진 리더예술인은 앞으로도 중독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작업을 지속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협업기관: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협업 예술인
- 리더예술인: 김진(연극)
- 참여예술인: 신동준(연극), 이아름(연극), 이혜헌(미술), 최샘이(연극)
미용기기, 화장품 제조업체인 큐비스트는 직원 20~30명, 연매출 100억 규모의 회사로 아동 생필품 지원, 가정 위탁 아동 후원금, 착한 에어컨 등 다양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펼치고 있다. 큐비스트는 예술인들과 협업을 하고 싶은 주제로 미혼모를 위한 사회 환원을 제시했다.
예술인들은 기업과 소통하며 ‘우리 엄마 맘이거든요’이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엽서와 영상 제작, 말풍선 인스타그램 이벤트 등을 진행했고, 추석 선물세트를 판매해 일부 수익금을 미혼모 단체에 후원하는 ‘브레이브 맘스’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강지숙 리더예술인은 “이번 예술로 사업을 통해 스스로도 몰랐던 미혼모에 대한 편견과 무지를 깨닫게 되었다.”면서 “예술로 사업을 통해 기업의 필요와 입장을 이해하면서 예술가로서 대등하게 일하는 방식이 무엇인지 깨우치게 된 계기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협업기관: 주식회사 큐비스트
협업 예술인
- 리더예술인: 강지숙(연극, 영화, 연예)
- 참여예술인: 김보은(연극), 심주영(무용), 유명상(연극), 임지수(연극, 연예)
2019년, 2020년에 이어 2021년까지 3년째 예술로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선유문화공방은 마을예술창작소이다. 이곳은 마을주민의 문화공간이자 마을작가의 작업과 수업이 이뤄지는 공간이며 축제마켓 관련 친환경기업 부스를 제작하는 예술기업이기도 하다.
선유문화공방은 예술로 사업을 통해 만난 예술인들과 함께 ‘선유 예술마을 만들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에 이어 웹진 〈선유zine1〉의 2편을 제작했으며, 예술인과 주민이 만나는 원데이 클래스(선유예술살롱2), 그리고 지난해 제작한 예술공방지도의 업데이트 작업 등을 진행했다. 또 공방의 쇼윈도를 활용한 전시인 ‘걸어가는 미술관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특히 ‘걸어가는 미술관 프로젝트’는 공방지도를 보며 찾아가는 오프라인 방식과 메타버스를 활용해 가상공간에서 공방을 방문하고 전시를 구경하는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또 예술로 사업에 참여한 예술인들이 지역을 그린 드로잉 전시, ‘밖에서 본 선유’도 열렸다.
선유문화공방 배지훈 대표는 “예술로 사업에 참여한 예술인과 지역 주민, 지역 예술가, 소상공인과 함께 협력하여 우리 지역만의 특성을 만들 수 있었다. 예술로 사업의 지향성과 선유문화공방의 지향점이 많이 비슷하다”라고 밝히며 지속적 협업을 약속했다.
협업기관: 선유문화공방
협업 예술인
- 리더예술인: 김미숙(미술)
- 참여예술인: 신은희(미술), 윤나리(미술) 정고요나(미술), 허안나(미술, 만화)
▲ 홍보와 조직문화, 지역문화와 공간 활성화, 예술교육과 사회적 이슈 등 다양한 주제로 진행되어온 예술로 사업. 그 중 8개 사례가 공유되었다.
플러스프레스는 인천 미추홀구청 근처에 위치한 디자인·인쇄 스튜디오로 2020년 초 인천시 국민빈집 활용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커뮤니티 공간 ‘아트 테이블’을 운영 중인 예비사회적기업이다.
5인의 예술인은 각자의 전문 분야를 살려 협업 활동을 진행했다. 지역의 소리를 채집한 숭의동 소리 지도를 만들었고 지역을 탐색하면서 발견한 식물을 채집한 식물도감을 만들고, 사라지거나 낡은 건물을 기반으로 한 엽편 소설을 썼으며, 장소에 어울리는 봉산탈춤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사진으로 기록하는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리고 해당 작업을 ‘미추홀 만화경’이라는 전시로 묶어냈다. 박지한 리더예술인은 “코로나19로 인하여 지역 주민과의 스킨십도 부족했고 애초에 설계한 방식대로 할 수 없어서 아쉽지만, ‘미추홀’ 지역을 각자의 방향으로 해석·탐구함으로써 지역을 창작실험의 중요한 소재로 삼을 수 있었다”며 “이전에 해보지 않았던 방식의 작업(전시) 통해 새로운 영역으로 작업의 폭을 확장할 수 있었고 후속 작업은 물론 예술인 상호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었던 활동”이라고 평가했다.
협업기관: ㈜플러스프레스
협업 예술인
- 리더예술인: 박지한(영화)
- 참여예술인: 강헌구(음악, 연극), 유광근(미술, 만화), 유재중(문학), 조용의(연극)
소리를 보여주는 사람들은 수어를 제1언어, 모국어로 쓰며 농아동과 농청소년의 바른 농정체성 확립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로 농인과 청인이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추구한다.
소리를 보여주는 사람들의 김주희 대표는 “예술인과의 만남을 통해 수어의 언어적, 문화적 가치를 재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시 워크숍과 농인들의 삶을 수어로 표현하는 스토리텔링 워크숍 등을 진행하면서 수어가 단순히 의사교환의 수단만이 아니라 문학적 표현도 가능한 형태의 언어임을 확인했고, 이를 통해 수어의 예술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김주희 대표는 예술인들의 후기(‘내가 속한 사회의 정상성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수어를 몰라도 마음이 느껴지는 익숙한 표현방식이었다’)를 전하며, 예술인과 농인이 서로의 삶을 이해하고 연결했던 꼭 필요한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협업기관: 소리를 보여주는 사람들
협업 예술인
- 리더예술인: 강동형(미술)
- 참여예술인: 강지윤(미술), 임영우(연극), 장자인(미술)
‘지구와사람’은 지구법학을 기반으로 하는 학술, 교육,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지구와 생명 중심의 세계관을 정립하고 생태적 거버넌스 구축을 목표로 하는 지식공동체다. 이들은 인간 중심의 삶이 아닌, 지구와 사람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생태계를 지향한다.
협업 활동은 지구법 개념의 시초이자 철학의 토대라는 토머스 베리의 『지구의 꿈』을 함께 읽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후 예술인들은 이러한 생태 문제를 각각의 방식으로 풀어낸 전시 ‘펼쳐진 구’를 선보였다. 현지예 리더예술인은 “이번 협업을 통해 생태와 예술의 연결고리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그는 기관, 다른 예술인과의 협업 과정을 통해 “매뉴얼이나 결과물에 연연하지 않고 자유롭게 작업하는 것이 예술인의 참된 태도임을 알게 되었으며 작업 과정에서 겪었던 예술인들 사이의 갈등을 풀어내는 과정을 통해 예술인이 가져야 할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협업기관: 지구와사람
협업 예술인
- 리더예술인: 현지예(문학, 미술, 연예)
- 참여예술인: 백은영(미술), 윤자영(연극), 이유리(미술), 정윤선(미술)
홍은청소년문화의집은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폭넓은 연령대의 아이들이 놀며 배우며 지내는 공간이다. 아이들이 공간을 좀 더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해달라는 기관의 요구에 따라 5인의 참여예술인은 홍은청소년문화의집을 방문하기 위해서 반드시 지나야 하는 익숙한 공간, 계단을 낯설게 경험할 수 있게 하는 워크숍을 진행했다.
첫 번째 워크숍은 계단을 오르내릴 때 가장 숨이 차는 지점에 스티커를 붙여 서로의 건강 차이를 확인하고 이를 통해 아이들과 예술인이 가까워지는 활동을 기획했으나 코로나로 인해 진행되지 못했다. 이후 동네 곳곳을 둘러보고 웃긴 이야기, 무서운 이야기를 만들고 자신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영상을 만드는 ‘박장대소 VS 와들와들’, 홍은청소년문화의집 계단을 주제로 노래를 만들고 그림을 그리고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함께 부르는 우리의 이야기’, 문화의집에 살고 있는 수호령을 상상해 스토리를 만들고 그림을 그린 후,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취합해 인형을 만드는 ‘홍은 수호령’ 등의 워크숍을 진행했다.
이런 활동을 바탕으로 계단을 꾸미고, 수호령 인형을 만들고, 활용되지 못했던 지하 1층의 공간을 아지트로 만드는 등의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또 아이들이 맵에 따라 움직이면 숨어 있는 낯선 생명체를 만날 수 있는 AR 기반의 지도도 제작했다. 정민아 참여예술인은 “예술로 사업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기술을 배워 접목하는 활동을 하고 싶었는데 그런 개인의 욕구와 기관의 요구를 모두 만족할 수 있어서 뜻 깊은 작업이었다. 코로나로 인해 청소년들과 더 많은 활동을 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협업기관: 홍은청소년문화의집
협업 예술인
- 리더예술인: 김은진(미술)
- 석민정(미술), 이민지(연극), 정민아(국악, 연극), 정윤영(미술)
▲ 박영정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상임이사
사례 발표가 끝나고 박영정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상임이사는 "예술로 사업은 예술인과 기업, 예술인과 예술인의 상호협력을 통해 예술의 가치, 예술이 가지는 힘을 잘 보여주는 사업이다. 앞으로도 예술이 사회 안에서 자리잡는 데 이바지하는 사업이 되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