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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54

202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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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제는 K-ART의 시대,
그 시작을 여는 K-조각
윤영달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이사장

크라운해태제과 회장인 윤영달 이사장은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한국 조각의 든든한 후원자로도 알려져 있다. 2012년 경기도 장흥에 아트밸리를 개관해 조각가 20여 명의 작업실로 제공하고 있으며, 2016년 서울광장에서 시작한 야외조각전을 시작으로 전국 곳곳에서 58회 이상의 야외 조각전(견생조각전)과 국내외 우수한 조각 작가를 선정해 알리는 아리랑 어워드를 여는 등 우리나라 조각가와 조각 작품을 알리는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한강공원 3곳에서 300점의 조각 작품을 전시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조각전시 〈2021 K-Sculpture 한강 ‘흥’ 프로젝트〉를 열었다. 우리나라 조각을 세계에 알리고 싶다는 윤영달 이사장을 만났다.

〈2021 K-Sculpture 한강 ‘흥’ 프로젝트〉는 어떻게 구상하게 되셨나요?

한국 조각가들의 실력이 아주 뛰어납니다. 경쟁력이 충분하지만 세계 무대에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어요. ‘K-Sculpture’라고 이름을 붙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해외로 나가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는 거죠. 전 K-POP, K-FOOD, K-DRAMA에 이어 K-Sculpture의 시대가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내년 세계 3대 아트페어인 영국 프리즈(Frieze)가 키아프(KIAF 한국국제아트페어)와 공동으로 열립니다. 세계적인 미술시장이 열리는데 가만히 있을 수는 없죠. 아트페어가 열리면 관련해서 위성 전시들이 다양하게 열립니다. 이번 전시는 내년 프리즈 기간에 열릴 전시를 위한 사전 프로젝트 격입니다. 또 우리나라 조각가들을 해외에 알리는 시작점이기도 하고요. 이번 전시에는 총 300점의 작품이 소개되었는데, 참여한 조각가들과 국가별 동아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중국, 일본뿐 아니라 미국, 영국, 프랑스 등 국가별 동아리를 만들어서 각 나라에서 전시를 하고 해당 국가의 예술가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려고 합니다. 단지 전시로 K-조각을 알리는 데서 끝나지 않고 상호 교류하고 소통하면서 해외로 나갈 생각입니다.

여의도, 뚝섬, 반포 등 3곳의 한강공원에서 전시가 진행 중입니다. 한강공원에서 전시를 진행한 이유가 있을까요?

조각 작품을 보여줄 수 있는 곳이 너무 적습니다. 2016년 10월 서울광장에서 조각을 전시한 것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58회의 ‘견생조각전’을 진행했는데요. 견생조각전은 지방자치단체 공원에 조각을 대여해주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야외 공간만큼 좋은 전시장이 없으니까요. 누구나 쉽게 올 수 있고, 공원에 왔다가 자연스럽게 작품을 접할 수 있습니다. 서울에서 가장 좋은 야외 공간은 어디일까요? 한강입니다. 한강만큼 좋은 공간이 없습니다. 시민들이 자주 찾는 곳이고 사랑받는 공간이죠. 처음 전시를 기획하고 작품이 얼마나 모일까 걱정했는데 300점이나 모였습니다. 이렇게 많은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은 한강밖에 없죠. 누가 그러더군요. 지붕 없는 전시장이라고요. 지붕 없는 전시장에 오셔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관람하시길 바랍니다.

K-조각을 후원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조각가들에게 끌렸던 것 같습니다. 조각은 ‘수정한다’의 개념이 없습니다. 한 번 어긋나면 그걸로 끝입니다. 고칠 수가 없어요. 어느 예술이나 그렇지 않겠습니까만 마지막까지 심혈을 기울여 작품을 완성합니다. 도를 닦는 것 같은 그런 조각가들의 모습에 매료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작가들이 생활에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거죠. 작품을 구입하고, 작가를 후원하는 걸로 만족할 수 있겠지만 한계가 있어요. 훌륭한 조각 작품을 국내외에 알려서 무대를 넓히려는 거죠.

국악에 대한 지원으로도 유명하신데요.

어려운 시기에 우연히 들은 대금 연주 소리로 국악과 인연을 맺었죠. 창신제, 대보름명인전, 한국의 풍류, 한민족악회, 신년국악회, 어버이날 효도큰잔치, 단오축제, 서울아리랑페스티벌, 락음국악단 정기연주회, 동락연희단 정기연주회, 양주풍류악회 등등 국악과 관련해 다양한 활동을 했습니다. 최근에는 영재국악회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국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영재를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된 거죠. 아이들이 정말 잘합니다. 이 아이들이 자라나면 국악을 세상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할 겁니다.

지난 3년간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이사장으로 역할을 해오시면서 어떤 점을 느끼셨는지요?

국가의 역할이 있고, 개인의 역할이 있는 것 같습니다. 국가는 모든 예술인이 잘 살아갈 수 있게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게 국가의 역할이고, 재단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으로서 저는 예술인이 아니라 예술이 더 꽃피울 수 있는 환경을 지원해야 하고요. 사실, 목적은 같습니다. 어디에 더 포인트를 두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죠. 예술만을 위한 지원을 하는 것은 정부 입장에서는 어려운 일입니다. 이건 민간인인 제가 할 일이란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재단 이사장으로서 역할을 잘 수행하고, 개인으로 돌아가더라도 예술이 꽃피울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할 생각입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