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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45

202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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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코로나 일상으로
온라인을 대안공간으로
적극 활용

예술로(路) 기획사업은
예술인들을 위한
참여와 기회의 장입니다.

“열려라! 참깨”,
예술로(路) 향하는 주문을 외치다

2020 예술로(路) 기획사업, 〈열려라 참깨〉 프로젝트

지난해에 이어 2년째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예술로(路)에 참여하고 있는 ‘열려라 참깨’팀. 강릉의 동네책방 ‘깨북’을 거점으로 지역 사회와 예술가들의 ‘통로’를 만들어내는-예술협업 중인-이들의 깨 쏟아지는 활동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코로나 일상 속, 녹록지 않았을 〈열려라 참깨〉 프로젝트, 리더예술인 김동길 작가에게 진행 상황에 대해 들어보았다.

*2020년 파견지원 사업-예술로(路) 〈열려라 참깨〉 프로젝트
협업활동기간 2020년 5월~10월(6개월)
리더예술인 김동길(미술)
참여예술인 고기은(문학, 대중예술), 백지현(문학, 미술), 윤의진(미술), 최수연(미술)
열려라 참깨 ! #고기은 #김동길 #백지현 # 윤의진 # 최수연
Q1_동네책방 ‘깨북’을 거점으로 〈열려라 참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예술로(路) 사업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며 본 프로젝트는 어떻게 기획하게 되었나?

A1_ 지난해 예술로(路) 사업인 〈예술로가다_공사중〉 프로젝트에 참여예술인으로 함께한 게 계기가 된 거 같다. 월간 페이퍼를 기획하고 발행했는데, 서로 다른 장르의 예술인 다섯이 한자리에 모여 이야기 나누며, 그 속에서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한데 당시엔 페이퍼 발간이라는 한 가지 목표에 집중해야 했다. 올해 〈열려라 참깨〉 프로젝트에서는 지난해와 달리 사방팔방으로 뻗어나가는 예술인들의 아이디어에 집중했다. “열려라! 참깨”라고 말하면 동굴의 바위 문이 열렸던 동화처럼 동네책방 ‘깨북’에서 예술인들이 재미나는 일을 벌인다는 취지에서 〈열려라 참깨〉 프로젝트가 기획되었다.

Q2_〈열려라 참깨〉에서는 다양하고 창의적인 것들이 마구 쏟아져 나올 것 같다. 각각 어떤 활동들이 있으며 현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A2_ 예술인 다섯이 모여 이야기하다 보니 모든 것들이 프로젝트가 되었고, 실제 진행으로까지 이어졌다. 〈열려라 참깨〉는 페스티벌 형식의 ‘열깨’, 예술인과 함께하는 놀이 형식의 ‘놀깨’, 책을 읽고 리뷰를 작성하는 ‘쓸깨’, 누군가에게 책을 읽어주는 낭독회 형식의 ‘들려줄깨’, 자원의 재활용과 기부를 할 수 있는 ‘나눌깨’와 같은 소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했다(소규모 프로젝트는 언제든 추가 및 변경이 가능한 기획). 그렇게 지난 5월부터 9월 현재까지 총 15개의 소규모 프로젝트를 기획하였고, 그중 12개의 소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줄깨, 찾을깨, 클깨’ 같은 일회성 프로젝트가 있었고, ‘나눌깨’ 같은 장기 프로젝트도 있다. 그리고 ‘들려줄깨, 쓸깨, 깨륵이’처럼 매월 진행되는 프로젝트가 있다. 프로젝트마다 성격이 달라서 주로 진행하는 예술인이 있고, 일정 및 방법 또한 다양하다.

Q3_‘동네 예술가와 주민이 쌍방향으로 함께 쌓아가는 콘텐츠를 지향’하고자 했다. 코로나 일상이라 애로사항이 있었을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예술적 소득이 있었는가?

A3_ 코로나19로 소규모 프로젝트들이 지역주민 중심에서 예술인 중심으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변화했다. 프로젝트 취지가 무색하게 코로나19로 제약이 큰 상황이라 많이 아쉽다. 다만 이번을 계기로 온라인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하게 되었다. 그것이 예술적 소득이라면 소득이다. 우선은 화상회의를 진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노트북을 구입하고도 거의 사용하지 않았던 캠 카메라를 그 어느 때보다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리고 SNS를 통해 ‘열려라 참깨’ 계정을 운영하며 지난해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예술인들의 글을 연재하고 책을 추천하고 웹툰도 올리고 영상도 업로드하는 등 온라인으로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고기은 #김동길 #백지현 # 윤의진 # 최수연

*〈열려라 참깨〉 프로젝트 리더예술인, 김동길 작가

Q4_지난 5월에 시작해 어느새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다. 리더 예술인으로서의 소회와 10월에 진행될 프로젝트 마무리는 어떻게 계획하고 있는가?

A4_ 〈열려라 참깨〉 프로젝트를 기획할 때 시작과 끝을 알릴 수 있는 무언가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바로 우리들의 작은 축제인 ‘열깨’다. 다른 부분의 소규모 프로젝트들은 얼마든지 변형, 가능하지만 ‘열깨’만큼은 시작하는 달인 5월에 한 번, 사업이 끝나는 10월에 한 번, 총 두 번 진행하기로 했다. ‘열깨’로 시작해 ‘열깨’로 끝맺음을 계획했다. 많은 사람들을 초대해 마켓도 열고 이벤트도 진행하면서 하나의 작은 축제로 만들 계획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5월의 ‘열깨’는 사람들을 초대하는 대신 온라인으로 대체했고 10월에 진행될 끝맺음의 ‘열깨’는 어떻게 진행할지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거 같다. ‘열깨’라는 이름과 같이 ‘열깨’를 통해 우리 다섯 예술인이 끝맺음과 동시에 새로운 동굴의 바위 문을 열 수 있는 주문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할 뿐이다.

Q5_그림 그리는 창작자로서도 새로운 경험이었을 거 같다. 이번 프로젝트 진행하면서 느낀 점이나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A5_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서 진행하는 사업에 총 네 번 참여했다. 매년 새로운 팀원과 새로운 기획으로 사업에 동참하면서 많은 걸 배우고 경험했다. 한 번도 내가 알지 못하는 누군가를 위해 무엇을 해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예술로(路) 사업에 참여하면서 생각도 바뀌었다. 재단의 사업 참여가 경제적으로나 시간상으로나 많은 도움이 되었다. 많은 예술인들 또한 참여를 통해 그들의 작업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앞으로도 재단사업이 꾸준히 잘 진행될 수 있기를 바라며 우선은 지금 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하고 싶다. 마무리 잘해서 누구에게든 추천해 줄 수 있는 좋은 선례가 되었으면 좋겠다.

참깨툰

〈열라라 참깨〉 프로젝트 캐릭터, 깨륵이의 독서 편

*참여예술인 코멘트

동네 주민들과 더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들
열러라 참깨 프로젝트 고기은 작가

〈열려라 참깨〉 프로젝트에서 ‘들려줄깨’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했다. ‘들려줄깨’는 함께 읽고 싶은 책을 선정하여 책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으로 독립출판물에 대한 거리감을 좁히고자 책 선정에 각별히 노력했다. 첫 편에서는 책 소개를 하고, 책의 일부를 낭독하는 시간을 가졌고, 다음 편에서는 실제 책을 집필한 작가와의 이야기 시간을 가졌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전화 인터뷰로 진행되었으며 ‘들려줄깨’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유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우리 동네에 어떤 예술가가 있고, 어떤 활동을 하는지 매달 월간페이퍼를 통해 그 이야기를 전했는데, 코로나19로 쉽지 않았지만 올해는 예술가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동네 주민들과 가까워질 수 있는 시간을 많이 만들고자 노력했다.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프로젝트를 하고 싶어
열러라 참깨 프로젝트 백지현 작가

기존에 활동한 프로젝트가 기업 혹은 주최자가 짜놓은 틀 안에서 내 역량을 발휘하는 방식이었다면, 이번 〈열려라 참깨〉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예술가가 함께 틀 맞추기부터 시작한다는 점이 좋았다. 하고 싶은 것을 제안하고, 자신 있는 분야를 접목해 실행해 나간다는 점에서 만족도 높은 프로젝트였다. 깨북에 진열돼 있는 책을 읽고, 예술인들이 추천 리뷰를 작성하는 ‘쓸깨’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에피소드가 하나있다. 이 프로그램을 진행한 후 깨북에 실질적 매출이 발생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실 매출 만큼 직접적으로 와닿는 단어도 없을 것이다. 막연하게 진행하던 프로젝트를 직접 체감하면서 정말 기뻤다. 앞으로도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프로젝트들을 해보고 싶다.

〈열려라 참깨〉는 설레고 재미있는 예술 프로젝트
열러라 참깨 프로젝트 윤의진 작가

〈열려라 참깨〉라는 이름처럼 지역민들과 무엇이든 두드려서 만드는 일을 하고 싶었는데, 코로나19로 안타깝게 내부에서 진행하는 일들이 많았다. 프로젝트 팀원들과 그림 그려서 이벤트를 알리고, 핀버튼 만드는 작업도 했다. 지난해 프로젝트가 지역민들에게 “안녕하세요”하는 인사였다면, 올해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만나서 반가워요. 우리 재밌는 예술 놀이할래요”하고 친구를 사귀어 나가는 과정이었다. 원래 인사 다음은 재밌는 거 맛있는 거 찾아서 함께하는 것, 그런 설렌 발걸음 아닌가. 강릉 깨북에서 재밌는 거 한다는 이야기가 낯설지 않고 “그래, 맞아! 깨북은 원래 재밌는 거 많이 하는 곳이야. 우리도 한번 가볼까”하는 발걸음이 가벼울 수 있는 그런 프로젝트였다고 생각한다.

사이의 틈을 바느질하는 것과 같았던 예술로(路) 사업
열러라 참깨 프로젝트 최수연 작가

실행되지 못한 프로그램 중 ‘그릴깨’가 있다. 거리두기와 마스크로 표정을 볼 수 없는 시민들이 자신의 표정을 그릴 수 있도록 빈 동그라미(사람들은 동그라미를 보면 눈, 코, 입을 그려 넣고 싶은 본능을 갖고 있다)가 인쇄된 종이를 깨북 입구에 배치했다. 코로나 시대, 새로운 교류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실행되지 못했다. 협업은 가치관과 파견사업에 대한 접근방식이 서로 다르기에 결과 도출에 어려움이 많다. 예술인이라는 공통점이 차이점이 되는 지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려라 참깨〉는 누덕누덕 기워진 물체”라고 정의하고 싶다. 누더기는 움직일 때마다 슬쩍슬쩍 반짝거리고 기워진 부분은 스스로 빛을 냈다. 예술로(路) 사업은 사이사이의 틈을 바느질해서 만들어내는 결과물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