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인과 가족
2019. 2
2018년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원제: 좀도둑 가족)〉에 돌아갔다. 수상 후 ‘감독이 생각하는 가족은 어떤 모습인가’라는 질문에 감독은 “가족은 어떠해야 한다든가, 좋은 가족이란 어떤 것이라든가 하는 걸 정의 내리지 않으려고 한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이어 “가족은 여러 형태가 있을 수 있다. 너무 억압적으로 가족은 이런 것이라는 형태를 규정하지 않는 것이 최소한 좋은 자세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 여러 형태가 가능하다는 전제 하에 〈어느 가족〉도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영화의 주된 메시지 중 하나를 직접 내비쳤다.
가족은 사회조직을 형성하기 위한 기본 단위이자, 현실을 구성하고 모든 문제가 발생하는 관계이고(알프레드 아들러, 『가족이란 무엇인가』), 남들만 안 보면 갖다 버리고 싶은 존재(기타노 다케시)들의 집합체이며, 안식처이고, 책임감의 우물이고, 힘이자 짐이다. 무엇보다 가족은 단일하게 정의되거나 규정될 수 없다. 가족의 정의는 시대별·사회별로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떠올리는 가족의 일반적 형태와 ‘정상가족’의 이미지가 실은 자연스러운 게 아니라는 의미이다.
시대적 상황과 사회적 요구에 따라 달라진 가족의 형태와 기능은 지금도 변화 속에 있다. 길고 긴 가족의 역사 속에서 예술인들은 작품을 통해 국가가 강제하는 가족 형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문제의식을 던지고, 새로운 가족 형태를 제시해왔다. 〈어느 가족〉처럼 혈연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공동체 등 새로운 가족 형태를 상상하고 그 가능성을 엿보게 하는 작품 또한 꾸준히 세상에 내놓았다. 다양한 가족의 일원으로, 또 자유로운 관계를 꿈꾸는 근대의 한 개인으로 예술인들이 주목했던 가족은 지금도 다양한 장르의 작품소재로 인기다. 유독 감정의 이름이 되기도 하는 가족. 2019년 첫 〈예술인〉이 주목한 것도 바로 그 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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