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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7 2018. 10 로고

예술인복지뉴스

집중 기획 예술을 향유하는 예술인

예술을 향유하는 예술인

2018. 10
문화를 향유하는 예술인

예술인은 창작자이자 향유자이고, 문화생산자이자 가장 까다로운 소비자이다. 일반적으로 그렇고, 특히 두 가지 측면에서 더 그렇다. 가령, 작가는 글을 쓰면서 동시에 자기가 쓴 글을 제일 먼저 읽는 독자가 되는데, 이처럼 자기 작품에 한해 두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타 장르의 전폭적인 지지자나 감상자가 된다는 점에서. 한 예술인이 갖는 창작자의 기준이 향유자일 때의 기준과 항상 일치하진 않더라도 둘은 상호 영향을 미치면서 그 예술인의 세계를 확장한다. 그 과정에서 창작자와 향유자로서 한 예술인이 갖는 내적 태도와 외부 자극을 수용하는 방식이 기존의 것과 변별되는 새로운 사조나 흐름을 탄생시켰다. 그래서 이번 〈예술인〉은 문화 향유자로서의 예술인에 집중해보기로 했다.

예술인들이 최근에 어떤 책을 많이 읽는지, 주로 어떤 음악을 듣는지 또, 어떤 화가와 작품이 자주 회자되는지, 협업에 인기 있는 장르는 무엇인지 등을 가장 궁금해하는 사람들은 바로 예술인 당사자들이다. 작가는 다른 작가의 서재가 궁금하고, 뮤지션은 다른 뮤지션의 플레이리스트를 슬쩍 묻는다. 혹은 뮤지션이 작가의 서재에, 작가가 뮤지션의 플레이리스트에 호기심을 갖는 것도 자연스럽다. 향유자로서의 그들의 안목을 어느 정도는 신뢰하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은 자기가 아는 아름다움 곁에 머물기 마련이라고 한 작가는 말했지만, 예술인은 자기가 아는 아름다움 곁에 머무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이번 기획은 그런 예술인들의 이야기로 채웠다. 서로를 동경하고 영감을 나눴던, 서로 다른 장르 예술인들의 일화나 예술사의 압축본 같은 만남들, 인상적인 콜라보레이션 등을 살펴보고 예술인이 추천하는 여러 장르의 작품들도 소개한다. 문화 향유자로서의 예술인을 지원하는 복지제도와 타 장르 간의 원활한 교류와 계기를 제공하는 몇 가지 제도도 정리해볼 것이다. 이번 호에도 관련 설문에 참여한 예술인 218명의 성실한 답변들이 함께했다. 주제가 주제인 만큼 설문의 주관식 답변들은 곧장 누군가의 독서 리스트나 예술가 리스트, 작품 리스트에 오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