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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복지뉴스

기획 문화예술계 #미투가 이끈 변화

#미투 이전에 #○○_내_성폭력 있었다

2018. 4
글 편집부  문화예술계 미투가 이끈 변화

미투 운동이 사회 곳곳으로 번지고 있다. 2017년 10월 미국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폭력 고발과 함께 SNS 해시태그 운동으로 시작된 #미투(Me Too Movement, #MeToo)는 현재도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만들고 있으며, 한국의 경우 현직 검사가 뉴스에 출연해 검찰 내 성폭력 실상을 직접 알리면서 촉발되었다. 그러나 #미투 이전 2016년 가을부터 #문단_내_성폭력과 같은 분야별 #○○_내_성폭력이 먼저 균열을 만들어왔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주로 문화예술계 성차별과 성폭력 문제를 직시하게 했던 #○○_내_성폭력 해시태그 운동은 각 분야 연대체와 신고 및 상담기구를 조직하고 준비하는 계기가 되었고, 법률 자문 및 심리치료비 모금운동이나 『참고문헌 없음』과 같이 피해자의 다양한 목소리를 기록하고 알리는 프로젝트로 이어지기도 했다. 여성혐오와도 싸워야 했던 여성들, 특히 문화예술계 여성들은 #○○_내_성폭력 운동을 거치면서 침묵 밖으로 나와 성차별과 성폭력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듣는 경험을 얻었다. 피해자이자 생존자가 직접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고 나란히 귀 기울여 들으며 연대했던 이들은 무고, 역고소, 피해자 위협 등 백래시*가 거세져도 그 경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그렇게 #미투#○○_내_성폭력 해시태그 운동을 잇는다. #○○_내_성폭력은 과거의 또 다른 반성차별, 반성폭력 운동과 연결될 것이다. 이 사회에 만연한 성차별적 인식과 성폭력에 대한 저항의 역사는 결코 짧지 않다. 그랬기에 이제는 정말 변해야 한다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것이다.

*백래시 backlash: 여성의 권리 신장을 저지하려는 반동적 메커니즘
예술계 불공정행위가 만드는 위계 폭력

지금까지 나온 문화예술계 미투 피해자들의 목소리는 개인의 경험 혹은 사건에 대한 증언을 넘어 문화예술계의 위계 폭력 구조에 대한 공적 고발로도 의미가 있다. 그들은 취약한 현장 구조 아래에서 성적 폭력뿐 아니라 물리적·정신적 폭력, 경제적 착취에 시달렸고 종사자 대개는 지금도 그런 환경에 노출된 상태다.

예술인신문고 신고인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심층 인터뷰에서 신고자들은 불공정행위로 인한 위계 폭력의 하나로 성폭력 문제를 들었다. 연장자들이 친숙함의 표현이라고 주장하는 외모 비하나 품평을 비롯해 남자 배우가 여자 스태프에게 하는 성희롱 발언 등 작업 현장에서 일어나는 이와 같은 문제들은 해결 방법이 거의 없다고 신고자들은 입을 모았다. 문제 제기를 위해서는 성폭력 조항을 추가한 계약서 작성 문화가 정착되어야 하는데, 공연계에서는 오랫동안 “기간 얼마, 페이 얼마 식으로 조건을 통보하고 할 거면 하고 말 거면 말라는 식”으로 현장 예술가들을 착취해왔기 때문이다. 성폭력과 경제적 착취 문제의 근본 해결책을 이 같은 창작 현장의 불공정 구조를 개선하는 것에서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이다.

불공정행위의 여성 피해자는 성차별적 위계까지 감수해야 한다. “학교에서부터 군기 잡고 성희롱하는 것이 일상적”이라는 증언이 지적하듯 위계에 의한 성폭력은 엄청난 권력을 가진 이들의 일탈 행위가 아니다. 성차별적 인식은 그만큼 일상 전반에 퍼져 있고, 예술계 불공정행위 근절은 이러한 인식이 만드는 성차별적 구조를 개선하는 데 중요한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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