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인 로고 예술인 로고 모바일 예술인 로고 모바일

vol.54

2021. 12

menu menu_close menu_close_b
구독 신청
닫기
구독신청
인터뷰
“사후집단심리상담의 목표는 관계망 형성입니다”
이철희 학습&마음 심리상담센터장

천안에 있는 학습&마음 심리상담센터는 2015년부터 현재까지 약 7년 동안 예술인 심리상담을 진행해오고 있다. 천안아산역(KTX)에서 택시로 10분 거리로 접근성이 뛰어나 천안아산 지역 예술인뿐 아니라 충청도에 거주하는 예술인들도 많이 방문하는 곳이다. 12회 개인상담을 마친 내담자들을 대상으로 사후집단상담도 활발히 진행한다.

개인상담과 집단상담을 통해 진짜 자기 모습을 발견하고 예술인 동료를 만나 건강하고 행복하게 예술활동을 이어가는 예술인으로 변하는 과정을 지켜봐온 이철희 학습&마음 심리상담센터장을 만났다.

Q. 센터장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임상심리전문가 이철희입니다. 대학원 석사과정은 상담심리를 공부했고, 심리재활 분야로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한 후 20년 가까이 병원과 센터, 대학 등지에서 임상심리전문가로 일했습니다. 마음의 이치를 연구하고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자 시작한 심리학에 몸담은 지 30년이 넘었네요. 현재는 2005년 문을 연 학습&마음 심리상담센터에서 청소년부터 성인,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의 내담자들을 상담하고 있습니다. 내담자들이 자신의 진짜 문제를 발견하여 자신이 원하는 건강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도와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Q. 2015년부터 예술인 상담을 해오셨다고 들었습니다.

7년 동안 많은 예술인들을 만나왔는데요. 주로 우울, 불안, 대인관계 등의 문제로 힘들어하는 분들이 오세요. 나는 어떤 사람인가 같은 정체성의 혼란이나 이 일을 계속해야 하는지와 관련한 진로 고민을 안고 찾아오시는 분도 많고요. 가끔 알코올 중독이나 자살 시도 등 정서적 불안이 극도로 높은 분들도 계십니다. 다양한 예술인 내담자를 만나면서 ‘이분들은 일반인과 달리 자기 혼자 고독한 싸움을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세상에는 완벽한 사람은 없고 누구나 취약하고 부족한 부분이 많잖아요. 그런데 예술인 내담자들은 자신을 스스로 완벽한 경지에 올려놓기 위해 자신과의 싸움 속에서 고독하게 살고 계시더라고요. 그 과정이 스스로 의미 있다고 생각하고 만족하면 문제가 없지만, 대부분은 그 과정에서 위축되고 불안한 삶을 살고 계세요. 그래서 예술인들이 지속적으로 예술활동을 하며 건강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심리상담이 정말 필요하다는 것을 해가 거듭될수록 느꼈습니다.


Q. 예술인 심리상담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가장 먼저 내담자가 어떤 문제로 왔는지, 상담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들으며 내담자와 편안하게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후에는 다면적인성검사, 성격기질검사, 지능검사, 그림검사 등의 다양한 심리검사를 통해 내담자의 진짜 모습을 발견하고자 노력합니다. 저는 심리검사를 검사로만 생각하고 진행하지 않습니다. 검사 또한 또 다른 상담이라고 생각합니다. 검사를 하면서도 충분히 내면에 내재된 감정을 정화시키고 해소시키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내담자의 참된 모습을 보고, 어디가 힘든지 찾아내어 함께 상담 목표를 정합니다. 다음 단계에서는 정신분석이나 인지행동치료, 현실치료, 게슈탈트 치료 등을 토대로 내담자에게 적합한 다양한 심리치료를 진행합니다. 이 과정에서 여러 가지 검사도구를 사용할 수도 있지요. 이렇듯 다양한 심리치료를 함께 진행하는 ‘통합치료’를 통해 내담자가 필요로 하는 심리상담을 합니다.

예술인 내담자들의 수가 늘어나면서 2016년부터 사후집단심리상담도 하고 있습니다. 12회 개인심리상담을 마치면, 심리상담을 더 하고 싶어도 1년 후에나 신청이 가능하거든요. 그래서 12회 심리상담을 마친 내담자들을 대상으로 원하는 분에 한해서 한 달에 한 번씩 사후집단심리상담을 진행해요. 개인상담과 집단상담의 장점과 효과가 각각 다르기 때문에 어떤 상담이 더 좋다고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저는 집단상담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사후집단상담이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예술인 중 많은 분이 혼자서 작업에 몰두하는 시간이 길다 보니 마음 놓고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상대가 없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 웹툰 작가, 글 쓰는 작가, 순수 미술 등의 예술인들은 하루에 한마디도 안 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하더라고요. 그런 분들이 집단상담에 오셔서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등의 이야기를 서로 나누는 거죠.

가장 큰 장점은 모인 사람들이 전부 예술가라서 서로의 마음을 잘 이해해줄 수 있는 거예요. 예술인 내담자와 이야기해보면 예술이 꽃을 피우기까지 일정한 기간이 필요한데, 그 과정에서 겪는 고독감, 불안함 등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가 없대요. 부모도 자신의 마음을 몰라준대요. 그런 분들이 집단상담에서 자신의 힘든 점을 이해하고 공감해주는 동료 예술가를 만나게 되는 거죠. 동료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은 집단상담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집단상담에서 동료가 주는 힘 또한 굉장히 크고요.

Q. 이러한 사후집단상담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사후집단상담의 궁극적인 목표는 ‘관계망 형성’입니다. 내담자들이 각자 사회생활을 하며 앞으로의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서로 안부를 묻고 힘들 때 언제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관계망이 만들어진다면 가장 바람직하겠죠.

Q. 사후집단상담에 참여한 예술인 내담자에게는 어떤 변화가 보이나요?

가장 큰 변화는 표정이 밝아지고 기운이 생기는 겁니다. 속으로 끙끙 앓던 걱정거리, 나를 불안하게 만드는 상황들을 누군가한테 이야기하고 나와 같은 고민을 갖고 있는 사람을 만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내담자의 표정이 점점 달라져요. 더 나아가서는 행동이 적극적으로 변합니다. 먼저 질문도 하고, 모르는 사람에게 다가가서 인사를 건네는 등의 적극적인 행동을 보여주죠. 이러한 변화를 직접 경험하면서 사후집단상담에 더 공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Q. 특히 인상 깊었던 내담자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얘기해주실 수 있을까요?

한 작가분이 기억납니다. 사후집단상담에 거의 매달 참여하는 분 중 한 명인데요. 센터에 처음 오셨을 때는 대인관계에서 힘들었던 경험들이 쌓여 자존감이 많이 낮아진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개인상담과 사후집단상담을 통해 진정한 자기 모습을 발견하였고 이제는 당당히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을 정도로 달라지셨습니다. 자신의 진짜 문제를 찾아 변화하려는 의지가 정말 강하셨던 분이라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Q. 마지막으로 센터를 방문할 예술가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말해주세요.

어떻게 생각하며 사느냐가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조금만 생각을 바꿔서 세상을 바라보면 세상이 다르게 보이고 과거에는 불편했던 것들이 편해 보이기도 해요.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심리적 여유가 생깁니다. 숨 막힐 것 같은 고통도 사라질 수 있어요. 그러니 심리상담을 통해 생각을 전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길 권합니다. 덧붙여 혼자 발버둥치며 고독한 싸움을 하지 않으시면 좋겠고, 자기 자신을 조금 더 소중하게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 예술인 심리상담이 궁금하다면?

학습&마음 심리상담센터

주소: 충남 천안시 서북구 불당3길 3, 202호

전화번호: 041-558-3837

홈페이지: www.학습과마음.kr

찾아오는 길: 천안아산역(KTX)에서 택시로 1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