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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48

202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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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내’가 아닌
‘우리’를 위한
예술의 힘
백승준 또모 대표

또모는 온라인에서 다양한 예술 활동을 하며 콘텐츠 제작, 공연 기획, 매니지먼트 등을 하는 예술사업체입니다. 또모는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는데, 감사하게도 47만 명의 구독자 및 클래식 부문 최다 조회수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하여 모두가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그중에서 예술계는 많은 타격을 받았습니다. 모든 무대가 멈추고 온라인으로 관객과 소통하는 것이 일상이 됐으니까요.

요즘의 또모 또한 준비한 연주를 취소하며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올해 2019년부터 준비했던 공연을 코로나 일상에서 성공시킨 사례를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꺼지지 않을 예술의 불씨를 믿으며 희망의 마음에 보탬이 됐으면 합니다. 부족하지만, 희망의 마음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길 바라며 시작하겠습니다.

우연히 찾아온 기회, 예상치 못한 위기

입시 시절부터 저의 롤모델은 러시아 피아니스트 디미트리 쉬시킨입니다. 디미트리 쉬시킨의 연주 영상을 가장 많이 찾아보며 공연에 가는 것이 소원일 정도로요. 대학에 들어와 또모 채널을 전문적으로 운영했고, 공연기획사의 역할도 동시에 진행하던 도중 좋은 기회로 디미트리 쉬시킨 연주자와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존경하던 연주자의 공연을 기획할 수 있다는 생각에 밤잠 설쳐가며 최선을 다해 마케팅과 공연을 준비했었습니다. 그 공연이 바로 올해 8월에 진행된 〈윤아인&디미트리 쉬시킨 듀오콘서트〉입니다. 본 공연은 저는 물론 또모 팀원 모두에게 도전이었습니다. 큰 무대의 공연을 기획하는 것부터 영상을 통해 홍보하기까지 잘 해내고 싶다는 마음뿐이었습니다.

처음으로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동원해 촬영을 준비하며 설레는 나날을 보내던 중,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바로 코로나19인데요. 다행히 디미트리 쉬스킨의 입국은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이후의 상황이 문제였습니다. 코로나19가 터지기 전부터 준비한 공연이기에 취소할 시 대관료, 항공권 비용, 제작비 등 모든 게 허사가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코로나19가 터진 순간부터 저는 아침마다 확진자 수를 확인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팀원들과 매일 회의했습니다.

위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촬영과 콘텐츠 제작은 성공리에 끝이 났지만, 제일 큰 문제는 공연이었습니다. 기나긴 회의 끝에 안전을 위하여 4월 공연은 8월로 연기됐습니다. 결정은 했지만 그 이후의 모든 과정이 막막했습니다. 막대한 수수료부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뿐이었습니다. 그러던 찰나 인터파크와 롯데콘서트홀 측이 코로나19로 인한 공연 연기에 관하여 기존 규정이 아닌, 기획사와 관객 모두 피해 입지 않도록 처리했기에, 걱정과 달리 수월하게 공연을 연기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새롭게 생긴 자가격리법으로 디미트리 쉬시킨 입국 과정에서 비자발급 및 자가격리의 어려움으로 행정절차에서 큰 곤란을 겪었습니다. 외교부부터 대사관, 보건소 등 각 기관에 찾아가 행정 처리를 진행했고 그 후에도 어려움의 연속이었지만 다행히, 많은 분의 도움으로 롯데콘서트홀 전석 매진을 이루며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끊임없이 예술은 흐른다

2019년부터 2020년 8월까지 하루에도 수십 번씩 희비가 엇갈리며 마음 졸이는 나날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치고 그동안의 모든 과정을 돌아본 결과,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바로 ‘예술의 힘’이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것이 멈췄지만 새로운 환경에 맞추어 온라인 공연, 좌석 띄어앉기, 영상 연주회 등 끊임없이 예술은 흐르고 우리를 위로했습니다. 저는 올해 연주자, 기획사, 공연장 그리고 관객 모두가 힘든 상황 속에서 ‘내’가 아닌 ‘우리’를 위하여 서로 도우며 예술의 불씨를 이어나가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이번에 겪었던 감동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이 특별한 경험을 마음에 품고 사는 것은 물론 예술의 힘이 더 많은 곳에 닿을 수 있도록 앞으로 더욱 힘쓸 계획입니다. 올해도 마무리가 됐고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됩니다. 아직 코로나19는 끝나지 않았지만, 속히 코로나19가 종결되길 바라며 모두가 처음 겪는 이 상황 속에서 예술이 더욱 빛나 많은 곳에 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새롭게 시작되는 2021년, 예술의 불씨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르길 소망합니다.

백승준 서울 음악세계 본선 3등.체크 콘서바토르 콩쿨 입상했다. 현재 세종대학교에 재학중이며 공연기획 및 아티스트 ㅁ니지먼트 또모의 대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