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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 지난 11월 6일 커뮤니티 하우스 마실에서 〈예술로 사업 10주년 기념 포럼〉을 개최했다. ‘우리가 나눈 말, 우리가 나눌 말’이라는 주제(부제: 예술의 언어-기업의 언어-정책의 언어)로 열린 이번 포럼은 예술인, 기업·기관 관계자, 예술인 복지 관련 정책 연구원, 전문가 등이 한자리에 모여 예술로 사업의 서사를 들여다보고, 향후 발전 방향을 나누는 시간이었다.
포럼은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정철 대표이사 직무대리와 김병호 예술인복지위원회 위원장의 인사말로 시작됐다. 두 사람은 “예술로 사업의 성과는 참여 예술인들의 열정과 노력의 결실이며, 사업 발전을 위해서는 예술인들의 더 많은 지혜가 필요하다”라고 당부했다.
포럼은 예술로 사업의 지난 10년의 서사를 되돌아볼 수 있는 1부 토크 콘서트와 사업의 의의와 개선 과제를 살펴보는 2부 전문가 발제 및 토론으로 진행되었다. 1부에서는 ‘협업’이라는 형태로 서로 마주하게 된 예술인, 기업, 기관, 멘토, 사업 담당자 등 7명이 예술로 사업이 가져온 의미 있는 변화를 중심으로 각자가 생각하는 사업의 의미를 공유했다.
PROGRAM
신하정 예술인은 “2014년부터 예술로 사업에 참여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역량을 키워나갔고, 예술인으로서 사회적 역할을 고민할 수 있었다”면서 “생계를 위해 하던 미술학원 일을 그만뒀고, 현재 공교육 현장(과천고등학교)에서 다양한 예술적 시도를 하고 있는데 그 소통의 과정과 결과물이 2025년 개정판 교과서에 사례로 실렸다”라고 그 의미에 대해 언급했다.
2017년, 2018년 예술로 사업을 통해 롯데월드의 ‘드림스테이지’ 프로젝트에 참여한 김현성 예술인은 사회적 관계망과 작업 방식의 변화를 이야기했다. 드림스테이지란 소아암 어린이들과 롯데월드 임직원이 함께 음원을 발매하고 무대에 올라 아이들의 꿈을 응원하는 롯데월드의 사회공헌 캠페인 프로젝트다. 그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음악으로 전하는 작업을 하면서 창작 방식이 확장되었다고 했다. 사업 종료 후에도 기업과 지속적인 관계가 이어져 추가로 계약을 체결하고 드림스테이지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예술로 사업이 고마운 기회가 되었다고 밝혔다.
2022년부터 예술로 사업을 통해 희귀질환 아동 청소년과 지역사회 장애인식 개선을 위한 다양한 예술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진행해온 비영리 공익법인 여울돌의 박봉진 대표는 “예술로 사업은 문화예술을 통해 예술인과 공익법인이 함께 사회적 가치를 구현할 수 있는 사업이다. 앞으로 더 많은 예술인, 참여 기관들이 함께하는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나아가길 바란다”라고 했다.
▲ 김현성 예술인(위), 박봉진 여울돌 대표(아래)
2017년부터 예술로 사업에 참여해온 KT알파 기업문화팀 김동현 과장은 예술로 사업의 장점에 대해 비용 절감과 훌륭한 결과물을 꼽았다. “정부 지원사업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예술인들의 참여로 괄목할 만한 결과물을 만들어온 지난 7년은 기업과 예술인의 상호작용과 동반 성장이 가능했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2017년부터 예술로 사업에 참여한 옥민아 예술인은 사업의 가장 큰 장점으로 예술인 동료가 생긴 점과 스스로 사회화되어가는 감각을 꼽았다. 또한 예술로 사업을 통해 강화된 예술적 역량을 바탕으로 다양한 예술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10년 동안 예술로 사업의 멘토 역할을 맡았던 주성진 문화용역 대표는 예술인들의 삶을 바꾸고 작업의 질과 방향을 달라지게 만드는 것이야말로 예술로 사업의 가치이자 성과라고 강조했다.
▲ 옥민아 연극인(위), 이숙현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예술가치확산팀장(아래)
이숙현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예술가치확산팀장은 “예술인들은 사업을 통해 사회적 관계망이 넓어졌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역량을 획득하면서 퍼실리테이터, 기획자로 활동하게 되는 등 예술인 일터의 스펙트럼이 확장되었다”라며, 이러한 과정에서 예술인들의 자긍심과 효능감이 상승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2부에서는 예술인 복지 관련 정책 연구원, 전문가 등이 예술로 사업의 발전을 위한 개선 과제와 발전 방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 현재 ‘예술로 사업 정체성 분석 및 발전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인 설동준 ㈜퍼플비 공동대표는 “사업의 핵심 주체인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예술인, 기업이나 기관이 각각 예술인 복지 실현, 역량 강화, 기업의 문제 해결 등이라는 나름의 성과를 얻어왔지만, 이 사업이 정책적으로 안정화되려면 이 세 주체가 함께하는 공동의 목표와 성과가 명확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 설동준 ㈜퍼플비 공동대표
양혜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연구본부장은 “예술을 통해 더 다양한 사회적 변화를 이뤄낼 수 있어야 하며,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발전을 위해 예술(인)의 역할은 무엇인지 상상하고 실천하는 프로젝트를 시범사업으로 추진해보자”고 제안했다. 또한 인구 위기, 기후 위기 등 중요한 사회적 이슈에 대해 예술인과 타 분야 전문가들과의 협업을 통한 공동 프로젝트 추진 역시 시도해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 양혜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연구본부장
김태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적극적 복지와 융합할 수 있는 명확한 사업 비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예술활동증명을 완료한 예술인(약 19만 명) 대비 예술로 사업 참여 예술인은 연간 900여 명으로 더 많은 예술인의 참여 확대가 필요하며 참여 기업 확대를 위한 노력도 지속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창호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팀장은 예술계 영역 외의 기관 발굴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며, “기업의 ESG 활동과 연계해 예술로 사업의 가치를 홍보하고 타 부처나 유관기관 간의 파트너십을 확대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임현진 독립기획자는 예술로 사업이 예술, 예술인, 예술활동이 지닌 가치를 범사회적으로 확대하면서 예술인 개개인의 스펙트럼을 넓혀가는 것이 사업의 주요 효과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업을 통해 참여 예술인들이 효능감을 느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예술로 사업 10주년을 맞아 열린 이번 포럼은 수치로만은 보여주기 어려웠던 예술로 사업의 가치를 참여자들의 직접적인 말로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예술인 동료를 발굴하고, 역량 강화를 통해 예술인들의 직업적 스펙트럼을 넓히며, 예술의 사회적 가치를 입증해온 지난 10년을 넘어 예술로 사업이 정책적으로 더 안정화되고 확대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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