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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06 2016. 9 로고

예술인복지뉴스

인터뷰 LG전자 신민철 과장 / 김호경 퍼실리테이터

예술인과 기업, 창의적 협업으로 Win-Win

2016. 9

기업과 예술인의 니즈가 이상적으로 상호 충족되었다고 해도 파견지원 사업 현장에는 변수가 많다. 참여 기업과 예술인의 사업 이해도부터 기업 담당자의 예술에 대한 인식과 지지도, 예술인 개개인의 성향 등. 어떤 것은 통제할 수 없고, 그로 인해 예상치 못한 결과물이 나오기도 한다. LG전자 환경안전실과 예술인들이 함께 만들어나가는 아트다방 프로젝트는 그런 면에서 무척 운이 좋은 편이라고 했다. 기업의 지원은 성실하고, 파견 예술인들은 즐겁다. 신민철 과장과 김호경 퍼실리테이터의 명확한 지향성, 참여자들간의 지속적 소통이 만든 결과다. 글 김지승 / 사진 이현석

  • LG전자 신민철 과장
예술인들에게 원하는 건
예술적 창의성과 업무 접근에 필요한 다른 시각
신민철 LG전자 환경안전실 과장
아트다방 프로젝트 담당자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에 참여하게 된 계기와 기업의 니즈는 무엇인가?

환경안전실에서는 ‘환경’과 ‘안전’을 주제로 캠페인성 업무를 자주 진행한다.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에 대해 늘 고민할 수밖에 없는데 관련해 2014년 파견지원 사업에 단기로 참여하면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올해는 좀더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하여 참여했다. 기업 입장에서 예술인들의 창의성을 빌려 참신한 캠페인 기획을 하고, 임직원들의 활발한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상호소통적인 기획에 예술인들의 도움을 받길 원했다.

파견 예술인들에게 기업 차원에서 어떤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나?

예술인들에게 원하는 건 예술적 창의성과 업무 접근에 필요한 다른 시각이다. 기업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예술인들이 충분한 시간과 에너지를 쓰도록 지원하는 게 필요하다고 봤다. 달리 말하면 일방적인 작업 요구나 행정적인 업무 요청으로 예술인들이 시간과 에너지를 쓰지 않도록 하는 거다. 필요할 때 편안히, 수시로 소통할 수 있도록 관계를 형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업무 회의실 및 사원증 등을 제공해 소속감을 고취하고자 했다.

예술인들과의 소통과 관련해 경영 언어와 예술 언어의 상이함과 거리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나?

충실한 설명과 합의가 좋은 태도이자 소통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사업의 기업 파트너로서 진행할 프로젝트와 기대할 수 있는 성과에 대해 예술인들과 먼저 합의했다. 진행 과정에서는 예술인들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으로 소통했다. 본 사업 취지가 서로 다른 것들과의 만남을 통해 창조성을 발견하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예술인들과도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 충실히 설명하고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긴다.

  • 예술인과 기업, 창의적 협업으로 Win-Win
그래서인지 프로젝트 전체 분위기가 좋다.
개인적으로 예술 체험이 일상적인 편이었나?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어떤 변화가 있는지?

음악, 미술, 공연 등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어머니가 작가여서 예술에 대한 이해와 접근이 더 용이한 부분도 있는 듯하다. 평소 어렵다고 생각했던 순수 예술에 편하게 접근하게 된 게 작은 변화라면 변화다. 보다 큰 변화는 스스로 즐거워졌다는 거다. 일상에서 간과하고 지나쳤던 아름다움과 사람들의 감정 등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이것도 분명한 삶의 변화다. 이러한 변화가 임직원들에게도 일어나면 좋겠고 그러리라 기대하고 있다.

임직원들의 관심 정도와 프로젝트에 대한 반응은?

언론 홍보가 이루어진 덕분에 경영진들의 관심이 많은 편이다. 아트다방 프로젝트 초반에는 참여자가 적어서 고민이 있었다. 3회차부터 참여자 수가 늘어서 앞으로의 진행이 기대된다. 전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홍보를 진행하면서 프로젝트를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참여했던 임직원들이 신선하고 재미있다는 피드백을 줘서 보람을 느낀다.

향후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에 참여할 기업에게 중요한 조언을 한다면?

사업에 뚜렷한 가이드 라인이 없다는 것 즉, 프레임이 오픈되어 있다는 것이 이 사업의 최대 장점이자 단점이랄 수 있다. 실무자 역량에 따라 사업 과정과 결과가 극과 극이 될 수 있는 거다. 그래서 실무자는 먼저 꼭 협업이 필요한 일인지, 커뮤니케이션은 어떻게 할 것인지, 다른 언어를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고민은 결과물을 어떤 방식으로 성과화할지다. 그 지표와 방식이 막연하면 자칫 예술인들에게 성과 증명의 부담을 주게 되고, 그들의 창의적 작업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예술인들 역시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무엇을 얻을 것인가 구체적으로 고민해보면 좋을 듯하다. 서로 잘하는 걸 하고 접점을 늘려가는 게 중요하다.

  • 김호경 퍼실리테이터
예술작업과 병행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게
가장 큰 장점
김호경 작가, 퍼실리테이터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에 참여한 계기는?

예술의 저변 확대에 관심이 많았다. 다양한 공부와 작업을 하며 기업과의 협업 니즈가 있었고, 유럽의 예술적 개입 사례를 접하고 개인적으로 시도를 해보고 싶었으나 쉽지 않았다. 그래서 작년에 이 사업을 접하고 너무 반가웠다. 올해는 LG전자 환경안전실의 주요 이슈가 우연히 내가 그동안 해온 작업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어서 전체적인 방향성을 잡고 기획하기가 좋았다.

2년 연속 참여하며 사업에 있어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예술인과 기업이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열정이 있고 서로 배려한다면 큰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좋은 사업이다. 이 모든 조건이 중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기업의 협조는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이다. 현재는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중간 역할을 잘 해주시는 과장님과 환경안전실 실장님 등 임직원 분들의 호의 안에서 감사하게 일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는 운이 무척 좋다고 생각한다.

LG전자 아트다방 프로젝트에서 주력하는 것은?

예술인들이 기업의 니즈를 자신의 장르로 풀어내고 있다. 기업이 이제껏 해오던 방식이 아닌, 예술적 방식으로 접근하자는 것과 모든 부분을 ‘체험’ 중심으로 하자는 것이 중요한 두 가지 지향점이다. 특히 아트다방 프로젝트의 경우, 예술인들이 자기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하고 있는데, 지나치게 교육적인 방향으로 흐르지 않도록 프로그램 사전에 파견 예술인들끼리 여러 차례 의견을 교환한다.

김호경 퍼실리테이터 퍼실리테이터로서 기업과 예술인의 니즈를 조율하면서 느낀 어려움은?

니즈가 서로 상충되는 부분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번에 사업 참여가 처음인 분들이 많아 합의점을 찾는 데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기도 했다. 일을 진행시키기 위해서는 기업과 예술인 사이에서 서로의 다름을 이해시켜야 했는데 일이 진행된 후에야 이해가 가능해지는 부분이 많다는 게 어려웠다. 예술인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예상 가능한 문제점이 보여도 일단 의견대로 진행하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참여자 모두가 짧지 않은 과정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이해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상호 신뢰를 만들어 가고, 서로를 배려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인식 덕분에 여기까지 온 것 같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아쉬운 점이 있나?

지속성이 아쉽다. 진행 시간과 횟수가 짧아서 예술을 즐기고 느끼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해 맛보기 정도가 될 것 같다. 아직 초반이라서 더 지켜봐야겠지만 참여도 면에서도 아쉬움이 있다. 기업 담당자, 예술인 모두가 이 부분은 고민 중이다. 시간이 흐르면 입소문이 날 테지만 그때쯤엔 사업이 마무리된다. 호응도가 높아져서 프로젝트가 연장되거나 사업이 끝난 후에도 기업 내에서 다른 방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 예술인과 기업 모두에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작가 입장에서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을 다른 작가에게 추천한다면?

예술인들이 자신의 예술작업과 병행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게 가장 큰 장점이고, 여러 분야의 예술인들과 작업을 하면서 시너지가 나는 것도 좋다. 무엇보다 시대적 흐름으로 사회적 요구가 있기 때문에 기회를 잘 활용하면 예술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확산시킬 수 있는 중요한 사업이니만큼 기업과의 협업이나 다양한 시도를 원하는 예술인들에게는 아주 좋은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퍼실리테이터의 업무량이 많다고 들었다.

쓰는 시간과 에너지를 보면 내게는 서브-잡이 아니라 풀-잡이다(웃음). 나뿐만 아니라 이 사업의 퍼실리테이터의 업무량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일도 내 작업으로 생각하고 참여해서인지 일 자체가 너무 재미있다. 기업의 니즈가 전제된다고는 해도 예술인의 창의력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일과 다양한 경험에 희열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