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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6 2018. 8 로고

예술인복지뉴스

인사 예술인에게 전하는 안부

터치포굿
업사이클에도 창의적 시각을!

2018. 7
터치포굿 미술 문해주 영화 이동주 사진 퍼실리테이터 김시우 이승주 업사이클에도 창의적 시각을! 재활용 자원이 어린이 장난감과 놀이터로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에 처음 참여한 터치포굿은 국내 업사이클 업계를 선도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짧게 쓰이고 버려지는 자원 문제와 쉽게 버리는 습관에 깃든 사람들의 무관심에 주목한다. 쉽고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는 동시에 진정성 있는 친환경 활동을 구성하고 있는 터치포굿과 예술인들이 2018년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에서 만났다. 문해주(설치미술), 이동주(영화), 이승주(사진) 씨는 현재 서울 새활용*플라자 2층 교육장 외부 공간에 마련될 예정인 ‘어린이들을 위한 새활용놀이터’에 둘 아이들 놀이 설치물을 제작하고 있다. 산업폐기물과 같은 재활용품을 재료로 한 설치물을 통해 아이들이 업사이클 체험 또는 인식 관련 놀이를 할 수 있도록 구성 중이다.

*새활용은 업사이클링(Upcycling)의 우리말이다.

업사이클에 대한 일반적인 사회 인식과, 업사이클 제품을 통해 대중이 접하게 되는 업사이클의 이미지에는 한계가 있다. 단순히 자원 재활용 또는 상업적 이용에서 벗어나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고 터치포굿은 느꼈다. 사람들에게 업사이클이 가지는 무한한 가능성과 다양성, 그리고 일반 제품과는 다른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다각도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이 필요했다. 터치포굿이 예술인에게 협업을 요청한 가장 큰 이유이다. 예술인들의 감성과 창의적 시각이 업사이클의 또 다른 가능성을 탐색하고 다양한 효과를 재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가 함께했다.

문해주 씨는 다양한 재활용 재료들이 구부러진 레일을 따라 움직이는 롤러코스터 장난감 류를 활용한 작품을 제작 중이다. 큰 캔버스에 드로잉하듯 여러 아이들이 동시에 놀이에 참여할 수 있다. 다양한 소재와 색깔을 살려 아이들이 직접 다양한 소재의 촉감과 색을 느낄 수 있도록 했으며, 방향전환과 공간 개념을 배울 수 있도록 했다. 이동주 씨는 리사이클을 재미있게 체험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 재활용 휴지통을 제작 중이다. 시각과 청각을 경험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를 이용한 교육용 미디어 아트 작품이다. 부모와 함께 어린아이들이 재활용 분류를 쉽게 배우고 흥미롭게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승주 씨는 가족들이 함께 재활용품으로 벽면을 꾸밀 수 있게끔 구성 중이다. 장난감, 재활용 캔과 기타 재활용할 수 있는 일상 사물에 자석을 부착하고, 철로 된 벽면에 그것들을 붙이면서 공간을 꾸밀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직접 꾸민 공간 앞에서 자유롭게 촬영을 진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작업은 서울 새활용플라자 오픈일인 9월 5일에 맞춰 완료할 예정으로 예술인들은 한창 협업 중이다. 조금씩 실체가 드러나는 설치물들의 완성된 모습은 과연 어떨지, 아이들이 느낄 새로운 감각과 경험은 어떨지 작업에 참여한 모두가 기대하고 있다.

터치포굿 국경 없는 마을 춤추는 제자리표 음악 동시성 비선형 시원한 형 이주민 2세대 아이들이 보여줄 세상, 예술인들이 음악으로 함께한다

아이들의 재능은 남달랐다. 2017년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을 통해 국내 최대 다문화 밀집지역인 안산 원곡동 NGO 단체인 ‘국경 없는 마을’에서 활동했던 부부 뮤지션 동시성과 비선형, 그리고 힙합 뮤지션 시원한 형은 수업 초기부터 자신이 겪은 일을 프리스타일 랩으로 표현하고 한 번도 배우지 않은 피아노와 드럼을 능숙하게 다루던 아이들을 잊지 못했다. 세 예술인들은 단발로 끝난 프로젝트에 아쉬움이 컸다. 더 이어가면 뮤지션으로 성장할 수 있는 아이들이 보였고 그들의 재능을 외면할 수 없었던 예술인들은 체계적이고 본격적인 프로젝트 활동을 위해 ‘춤추는 제자리표’라는 단체를 결성하고 올해 다시 스토리 펀딩에 도전했다.

작년, 당시 다문화가족 및 이주민 인권에 관심이 많던 시원한 형과 다문화와 결합한 새로운 퓨전 음악을 모색하던 비선형과 동시성 씨는 흑인, 동남아인, 중국인 초등학생과 중학생으로 이루어진 다문화가족 아이들과 6개월 동안 함께하며 ‘나 자신을 랩으로 표현하는’ 프로젝트 〈너를 보여줄 RAP〉을 진행했다. 아이들은 많은 우여곡절 끝에 다문화가족 유소년 랩그룹 ‘랩은 죽지 않아’로 뭉쳤다. 처음에는 10초도 집중 못하고 뛰고 떠들던 아이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예술인들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 주었고, 서로의 진심과 자기 이야기를 음악으로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첫 싱글 ‘I Like It’을 완성했다. 아이들의 가사와 랩이 담긴 음원은 8월 14일에 발매 예정이다. 아이들은 지역 최대 다문화 축제인 ‘시끌 북적 축제’와 ‘한국다문화학교 후원의 밤’에서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외국인 노동자나 이주민, 다문화가족에 대한 소통과 이해가 부족한 한국 사회에서는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혹은 부모의 국적이 다르다는 이유로 편견과 차별의 대상이 되곤 한다. 다문화가족 2세대 아이들도 여느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오락실 노래방에서 아이돌 그룹 노래를 부르고, 태권도를 배우고, 치킨 마요 도시락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아이들 스스로 음악을 통해 표현할 수 있도록 예술인들은 지지하며 함께하고 있다. 이들이 〈너를 보여줄 RAP〉 제2기 프로젝트를 위한 스토리 펀딩을 진행하게 된 데에는 안산이주민센터, 코시안의 집, 한국다문화학교 등이 연계되어 있는 국내 최초이자 최대 다문화가족 NGO 단체 ‘국경 없는 마을’의 활동가들에게 깊은 신뢰와 연대의식을 느꼈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이들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다시 한 번 세상에 울려 퍼질 수 있도록 마음을 모은 ‘춤추는 제자리표(www.dancingnatural.net)’와 재능 넘치는 다문화가족 유소년 랩그룹 ‘랩은 죽지 않아’에게 스웩 넘치는 박수를.

춤추는 제자리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