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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5 2017. 6 로고

예술인복지뉴스

기획 예술인 파견지원, 그리고 만남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 Q&A

2017. 6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의 퍼실리테이터와 참여예술인은 서류심의와 면접심의를 거쳐 선발된다. 이 과정에서 선정되지 못한 예술인은 그 이유에 대해 궁금함을 갖게 될 수밖에 없다. 예술인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사업이 더욱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서는 올해부터 서류심의와 면접심의 결과와 함께 심의평을 게시하고 있다. 선정의 이유를 담은 심의평은 사업에 지원하는 예술인에게 팁이 될 수 있고, 나아가서는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도 짐작할 수 있다.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에 대한 궁금증, 심의위원의 심의평을 통해 답을 찾아보자.

서류작성이 너무 어려워요.

서류심의에서는 사업에 대한 이해도, 즉 ‘예술적 개입’이라는 개념이나 이전 사례들에 대한 사전 조사나 구상이 있었는지를 봅니다. 이와 함께 성실성도 중요합니다. 기존의 성과사례집을 그대로 복사해 제출하거나 제안서 내용이 부실한 경우 등은 제안서 작성의 성실성 측면에서 감점요인이 되어 선정에서 제외됩니다.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일반론적 이야기보다 구체적인 방법론(how)을 고민해 주세요. 정형화되고 형식적인 예시보다는 자신의 경험에 근거를 둔 구체적인 제안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자료: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 성과사례집(2014-2016)

예술인 파견지원사업 성과사례집을 통해 사업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기존 사례를 참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례집은 사례일 뿐이며, 사례집 내용을 지원서나 면접 과정에서 그대로 반복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기존의 사례보다는 본인의 의견과 상상력이 더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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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심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주변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파견지원 사업을 준비하는 스터디 그룹도 있다고 하던데요?

올해부터 면접심의는 실제 발생할 수 있는 사례를 제시하고 해결책에 관해 토론하는 집단면접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스터디 모임이나 정보 공유를 통해 ‘모범답안’을 준비해 발표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디어나 실행계획을 어떤 근거와 논리로 이야기할 것인지가 더 중요합니다. 서류심의와 마찬가지로 면접심의에서도 적극적인 고민과 능동적인 상상력이 필요하고, 자기 경험을 자신의 언어와 철학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본인의 의견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보기 때문에 논점을 이탈하거나 자기 경험에만 갇힌 사례를 제시하는 경우, 토론에 소극적인 경우 등은 좋은 점수를 얻기 어렵습니다.

퍼실리테이터에 선정되지 못했고, 참여예술인이 더 잘 맞을 것 같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퍼실리테이터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퍼실리테이터는 파견기업·기관은 물론, 참여예술인을 연결하는 사회적 접착제 같은 역할을 하는 예술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업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구체적인 활동계획과 적절한 로드맵을 제시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기업·기관과 예술인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을 해결하고 중재하는 역할도 하게 되기 때문에 소통능력도 필요합니다.

제가 현재 개인적으로 하는 예술작업을 파견지원 사업을 통해 녹여내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서류심사나 면접심사에서 만난 예술인 중 이 사업을 본인의 프로젝트 측면에서 접근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평소의 작업을 이 사업에 적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본인 작업의 확장성이라는 측면에서 조금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입니다. 또한, 예술인으로서 자신의 콘텐츠만을 고집하는 경우는 협업적 활동을 위주로 하는 파견지원 사업과는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사업의 과정이 ‘내 작업’이 아닌 ‘사회참여 예술’이라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이 사업이 올해로 4년 차가 되었는데, 기존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예술인에게 유리한 것이 아닌가요?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에 처음 신청한 예술인이라도 사업의 구체성이 명료해 선정된 경우도 있고, 참여 경험이 많았음에도 구체적인 계획과 기대성과가 미진하다면 선정되지 않은 사례도 있습니다. 오히려 참여 경험이 있는 신청자들의 경우, 심의 시에 조금 더 높은 기대치가 적용되기 때문에 경험자라고 더 유리하지는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예술인이 기업에서 단순 사무보조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알고 있지만, 예술인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아직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예술인이 오직 노동에 대한 집중을 요구하는 기업·기관의 일상에 들어가 강박된 구속에서 벗어나게 하고, 쉼의 자유를 허락하려는 마음을 확산시킬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유의미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기업·기관, 퍼실리테이터, 참여예술인 모두가 서로에게 선물이 되는 경험을 나누는 것이야말로 ‘삶의 예술’이라고 부를 수 있겠지요.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에 관심 있는 예술인에게 조언이 있다면?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을 단순한 창작준비금 제도로 오인하고 복지사업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사업은 예술인 개인의 지속적 활동을 위한 안정성 확보뿐 아니라 기업과 예술인이 상생하는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는, 예술인들의 작업 지속성을 위한 중요한 사업이기도 합니다.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이 예술인에게 창조성을 위한 새로운 정신적 과정의 작은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런 경험이 예술인에게 소중한 예술적 경험으로 작용하고, 삶과 예술을 대하는 태도의 변화로 이어지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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