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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2

201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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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예비·신진 예술인들과의 만남

“창작에만 몰두할 수 있을까요?”

2019. 4

예술인 복지 대상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지난 호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신년 특별 좌담에서도 예비·신진 예술인들을 지원해야 할 이유와 방향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예술인이라는 개인 정체성은 허락과 인정이 필요 없지만, 예술인이라는 사회적 정체성은 여러 경계나 프레임에 영향을 받는다. 예술인에게는 구속이자 억압일 수 있는 이 경계나 프레임이 아이러니하게도 예술인의 법적 보호가 가능한 선이기도 하다. 이 경계 혹은 프레임 밖의 예비·신진 예술인들은 그런 부분에서 취약할 수밖에 없으며, 그래서 더 자유롭기도 하다. 봄을 맞아 〈예술인〉에서는 선택한 분야에서 자기 자리를 만들기 시작한 예비·신진 예술인들의 목소리를 들어본다. 그들이 선 곳에서 바라본 문화예술 장(場)은 어떤 모습일까. 작업하며 가장 두려운 건 무엇일까. 어떤 정책적 지원이 가능해질까. 이런 질문들에 그들이 한, 신중하지만 에너지 넘치는 답변에 주목하며 앞으로 펼쳐 보일 그들의 세계를 미리 환영한다. 글 김지승

김윤정 시, 소설, 산문 지식순환협동조합 대안대학(지순협) 학생『걸 페미니즘』 공동 저자, 「어린이와 문학」, 세월호 웹진 「ㄱㅣㅇㅓㄱ」 등에 기고꾸준히 시 쓰고 소설 쓰고 공부하는 중

  • 공동 저자로 참여한 『걸 페미니즘』 공동 저자로 참여한 『걸 페미니즘』
글쓰기를 선택한 뚜렷한 이유가 있나요?

’글을 좋아하고, 쓰는 게 좋아서 쓴다‘로 시작했는데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활자가 아닌 이미지로 자기 세계를 표현한 작품들을 집중해서 볼 강의가 있었는데요, 예술 작품이 인간의 현실적 삶과 어떤 관련을 가지게 되는지, 왜 내가 ‘활자’라는 장치로 예술 활동을 하고 싶어 하는지 고민이 들더라고요. 여러 장르의 작품들에서 생경하지만 기쁜 자극을 받고, 관련 공부를 하면서 쓰고 싶은 글에 대한 선명함을 갖게 됩니다. 그래도 제가 소설 한 편, 시 한 편을 읽으며 느꼈던 것들, 그리고 거기에서 뻗어 나와 다른 학문에까지 가닿았던 경험과 더불어 세계에 대한 사랑을 느끼고 세계관을 넓히던 경험은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시와 소설을 계속 쓰게 되는 것 같아요. 인식의 지평을 계속 넓히고 싶습니다, 읽고 쓰는 행위로요.

글쓰기를 선택한 뚜렷한 이유가 있나요?

’글을 좋아하고, 쓰는 게 좋아서 쓴다‘로 시작했는데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활자가 아닌 이미지로 자기 세계를 표현한 작품들을 집중해서 볼 강의가 있었는데요, 예술 작품이 인간의 현실적 삶과 어떤 관련을 가지게 되는지, 왜 내가 ‘활자’라는 장치로 예술 활동을 하고 싶어 하는지 고민이 들더라고요. 여러 장르의 작품들에서 생경하지만 기쁜 자극을 받고, 관련 공부를 하면서 쓰고 싶은 글에 대한 선명함을 갖게 됩니다. 그래도 제가 소설 한 편, 시 한 편을 읽으며 느꼈던 것들, 그리고 거기에서 뻗어 나와 다른 학문에까지 가닿았던 경험과 더불어 세계에 대한 사랑을 느끼고 세계관을 넓히던 경험은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시와 소설을 계속 쓰게 되는 것 같아요. 인식의 지평을 계속 넓히고 싶습니다, 읽고 쓰는 행위로요.

작업은 어떻게 진행하세요?

주제를 받고 기고 형식으로 글을 쓰는 경우에는 그 주제를 종이에 쓰고 생각나는 대로 일단 계속 뻗어 나가는, 마인드맵 형식으로 써요. 시는 우선 떠오르는 대로 쓰다가 드러내고 싶은 바를 좁히고 넓히고, 퇴고하는 방식을 반복합니다. 소설은 상황이나 캐릭터 구성을 먼저 하는 편이고요, 요즘은 에니어그램을 토대로 캐릭터를 짜보고 있어요. 기본적으로는 혼자 앉아서 씁니다.

주로 자극을 받는 장르가 있다면요?

시나 소설을 쓰고 있으니까 시나 소설을 읽으면서 형식에 대한 자극을 많이 받고요. 회화 작품이나 현대 미술 전시를 보고 느낀 걸 언어화하기도 해요. 사람을 만날 때 그가 풍기는 분위기나 처한 상황, 표정이 전하는 느낌을 캐치해서 쓰기도 합니다. 대화 중 느껴지는 감정에 대해서 급하게 쓰고 싶을 때도 있고, 갑자기 문장이나 상황이 떠오르기도 하고요. 주로 사람들과의 만남, 사물과의 만남에서 자극을 많이 받아요.

예비·신진 예술인으로서 갖는 두려움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걸까요?

무엇을 어떻게 써나가야 하는가에 대한 두려움이 기본적으로 있습니다. 기성 문단으로 진입하려면 등단이 우선되어야 하는 구조이고, 등단을 심사하는 주체들은 ‘기성세대’ ‘남성’들이 주이니까요. 등단하지 않고 창작 활동을 지속할 수 있을까 걱정하면서 동시에 그 판을 뒤집을 순 없는 건가 생각도 해요.(웃음) 남성중심적 시각으로 이루어진 작품과 비평의 긴 시간을 최근 일고 있는 페미니즘, 여성적 글쓰기에 대한 고민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까, 그 변화 곁에서 나는 어떻게 가야 하나같은 고민들요.

예술인 복지 정책이 지향하거나 확장했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공공대출보상권(도서관에서 대출되는 책의 작가에게 국가가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방식)이 제도화되길 바라요. 또, 서점에서 파손된 책은 서점이나 사용자 측에서 배상하는 게 당연한 인식이 자리했으면 합니다. 예술, 창작에 대한 인식이 함께 달라져야 할 부분 같아요.

변윤하 페이퍼 컷 아트, 일러스트레이션 변윤하 페이퍼 컷 아트, 일러스트레이션2018 BFA School of Visual Arts Illustration, NEW YORK , NY 졸업개인전 2018 <마음의 색깔>, 조형갤러리단체전 2017 <Beautiful Losers>, SVA Thesis Show, NEW YORK2018 <황금과 유향과 몰약 전>, 윤갤러리www.yoonhabyun.com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으로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이야기를 이미지로 표현해낼 수 있어서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어요. 일러스트레이션은 책에 들어가는 가장 시각적인 예술이잖아요. 텍스트를 해석해서 그림으로 표현해내고, 그걸 보고 사람들이 공감해주는 것이 좋았어요.

근래에는 페이퍼 컷 아트 작업을 주로 하신다고요. 작업 과정은 어떤가요?

섬세한 칼로 종이를 잘라내고 색칠하는 방식이에요. 평소에 스케치를 많이 해두고, 그중에 마음에 드는 그림을 더 발전시켜요. 작품의 소재와 컬러 팔레트를 스케치 단계에서 결정하기 때문에 스케치를 되도록 다양하게 하려고 노력해요.
페이퍼 컷 아트는 재료가 많이 필요하지 않아요. 종이와 칼만 있으면 되거든요. 색칠할 때는 아크릴 물감을 쓰는데, 아크릴이 종이의 질감을 표현해내는데 이상적인 재료라고 생각해요.

  • 변윤하 작품 <연인>, <증기> 변윤하 작품 〈연인〉, 〈증기〉
작업에 필요한 영감은 주로 어디에서 받나요?

다른 예술 분야에서 영감을 받을 때가 많아요. 저는 영상과 음악을 좋아하는데, 미술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연인〉을 작업할 때는 미국드라마 〈리버데일(Riverdale)〉의 OST를 들으면서 작업했어요. 곡에서 느껴지는 신비로운 분위기를 그려내고 싶었거든요. 베일에 싸인 비밀스런 커플을 그리고 싶었는데, 작품을 본 사람들이 왜 작품 속 연인이 행복해 보이지 않냐고 물었어요. 마냥 행복한 연인들보다, 서로를 의식하는 긴장감을 드러내고 싶었어요.

신진 예술인으로서 느끼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요?

작년에 첫 개인전을 열고 생각이 많아졌어요. 제 그림에 대한 평가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자리이기도 했는데, 사람들이 좋아하는 그림들이 두세 작품으로 정해지더라고요. 사람들이 좋아할 거라고 예상하고 그리는 게 아니니까 저로서는 좀 특이한 경험이었죠. 전후해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그런 그림들을 더 그리라는 말을 들었어요. 그래야 하는 걸까. 그리고 싶은 그림과 사람들이 사주는 그림 사이에서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미래에 내가 원하는 대로, 그리고 싶은 대로 그릴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생기고요. 처음 그림을 선택했을 때의 마음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미래의 창작환경이 어떤 모습이길 바라나요?

다양한 분야의 상호교류가 이루어졌으면 좋겠어요. 음악, 미술, 영화 등 다양한 예술 분야의 교류가 자연스럽게 가능해지면 더 창의적인 예술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모두 예술이라는 한 틀 안에 묶이니까요. 미술이 다른 분야를 만날 때, 일어나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요. 그냥 미술작품을 보는 것과 음악을 들으며 보는 건 다르니까요. 하나의 예술이 다른 예술을 만났을 때 주는 파동과 에너지를 더 생생히 느낄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예술인 복지 정책이 지향하거나 확장했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예술인들은 세상과 소통을 할 기회가 적어요.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상과의 교류도 중요하잖아요. 신진 예술가들을 이어주는 모임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서로의 세계를 살피고, 나누면서 자신의 세계를 확장시키는 모임이요. 저는 주로 집에서 혼자 작업하는데, 대부분의 예술가들이 그럴 거라고 생각해요. 각자의 동굴에서 나와 더 넓은 시각을 가질 기회가 많아지길 바랍니다.

김태양 영화 연출 건국대학교 영화 연출 전공2015 단편 <그저 그렇게> 연출, 제2회 DMC 단편영화제 작품상 수상2018 장편 <소공녀> 조감독독립/상업영화 촬영 및 연출 스태프로 다수 참여현재, 장편영화 연출 / 시나리오 준비 중

영화라는 장르를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스크린에 영사되는 장면은 한 사람의 기억 혹은 꿈, 상상과 그 모양이 같습니다. 편집을 통해 재구성되는 영화의 이야기는 사람이 시간을 기억하는 방식과 다르지 않고요. 개인의 정체성은 그가 겪은 시간을 어떻게 편집해서 기억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기억과 상상을 영화의 형태로 옮기면서 스스로 정체성의 모양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를 만드는 본인은 알 수 있습니다. 자신이 어느 부분을 숨기고, 잘라냈으며, 왜곡했는지. 저는 자아 형성의 수단으로 영화를 선택했습니다. 이 이유는 영화를 선택한 여타 다른 이유들의 뿌리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가 기둥이 되어 다양한 형태의 모습으로 뻗어 나가길 바랍니다.

작업에 필요한 영감은 주로 어디에서 받나요?

직접 체험한 공간과 그 안에서의 사고를 통해 가장 생생한 자극을 받습니다. 당시의 감정과 사람들의 말과 이야기, 장면의 인상을 기록합니다. 시간이 흘러 그 기록에 달라진 현재의 관점으로 주석을 달고, 그때와 지금의 차이에서 기억을 재해석하고 거기에서 소재를 찾기도 합니다. 주로 영화를 보고 사이사이 문학과 비문학 책을 읽으며 세상을 보는 시야를 보충합니다. 이 과정이 파편적인 기록들을 하나의 이야기로 꿰는 데 도움이 돼요.
시각적인 측면에서는 흥미로운 이미지를 온·오프라인을 통해 수집하며, 일상에서 직접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남기기도 합니다. 영화에서 간결하고 효과적인 장면 묘사를 그렇게 의식하고 준비하는 셈입니다.

신진 예술인으로서 느끼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요?

영화 산업 규모가 커지면서 제작비가 비약적으로 늘고, 제작의 초점이 자본 회수에 집중되면서 제작 환경과 영화 문법이 획일화되고 있습니다. 흥행을 의식한 안전한 패턴을 선택하게 되는 겁니다. 비단 거대 자본이 투입된 상업영화뿐만 아니라 그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독립영화 역시 마찬가지고요. 독립영화가 상업영화의 등용문이 되기도 하니까요.
많은 인력과 자본이 투입되므로 흥행을 의식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다만 투자 자본의 규모가 다양하지 않아서 제작할 수 있는 영화의 다양성의 폭이 좁아지고 있는 겁니다. 이런 시스템 속에서도 새롭고 참신한 영화가 제작되기도 하지만 대중과 접할 기회가 적고 흥행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차기작을 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적어집니다.
그래서 개성을 유지하면서 투자를 받고 차기작 제작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개인적인 두려움이 있습니다. 그 모든 외부조건을 감안하고도 개성 있는 영화를 제작할 수 있는 방법 또한 모색하고 있습니다.

예술인 복지 정책이 지향하거나 확장했으면 하는 부분이 있나요?

좋은 창작환경은 관객들이 다양한 영화를 수용하고, 자본의 흐름이 여러 갈래로 나뉘어 다양한 영화가 제작될 수 있는 걸 텐데요, 그 방향으로 지원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또한, 직접 지원하는 복지 정책 외에 다양한 장르의 예술인들이 그들의 작품을 홍보하고 교류할 수 있는 소규모의 플랫폼이 마련된다면, 커뮤니티를 이용한 공동 작업의 상승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겁니다.

김채빈 소설 협성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재학 중소설 작업학과 동기들과 영화 시나리오 공모전 준비소설 외에도 게임, 영화 등 영상 서사 작업 진행

소설에서 넓은 의미의 서사 장르로 관심이 옮겨가는 중이라고요. 이유가 있을까요?

처음 소설을 쓰고 싶었던 건 초등학교 4학년 때였습니다. 친구가 공책에 소설을 써서 보여줬는데, 그게 정말 종일 생각날 정도로 재미있었어요. 친구들끼리 공책을 돌려볼 만큼 글을 잘 쓰던 친구였는데 어린 마음에 따라 쓰게 된 게 지금까지 오게 됐습니다. 지루할 줄 알았던 글이 제 눈높이로, 그것도 너무 재미있게 다가오니까 인상이 더 강렬했던 것 같습니다.
그 이후로 직접 시간을 들여서 서사를 알아가는 일이 흥미로웠고, 글을 읽고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서사의 인물들과 같은 시공간에 존재하는 기분이 들었어요. 그전까지는 줄글보다 영화나 드라마, 애니메이션 같은 영상물을 더 좋아했는데, 친구의 공책을 읽은 계기로 머릿속으로 직접 이미지화하는 게 더 재미있다는 걸 알게 된 거죠.
그때부터 그 친구가 저에게 그랬던 것처럼 ‘다른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서사를 쓰고 싶다고 막연하게 생각했어요. 주제를 전달하려는 성격이 짙은 소설을 쓰게 된 이유입니다. 과하게 도덕적인 주제를 심는 게 독이고 고집이라는 얘기를 들은 후로는 감상자들이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이미지, 영상 서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작업에 필요한 자극이나 재료는 어디에서 얻나요?

주로 친구들이나 가족들, 주변 사람들의 개성들을 모아 캐릭터를 만드는 편이에요. 저라면 그러지 못했을 모습들을 보면 멋있기도 하고, 그런 캐릭터들이 서로 만난다면 어떻게 될까 궁금하기도 하거든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느낄까 궁금해질 때 소설로 쓰게 됩니다. 반대로 분위기가 다운된 서사를 쓸 때는 주로 제 단점에서 캐릭터를 가져오는 편입니다. 자기 단점은 찾기 쉽다 보니 아예 새롭게 상상하는 것보다 아이디어가 수월하게 나오더라고요.
장르 중에서는 추리와 스릴러에서 자극을 많이 받습니다. 극한의 상황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성이 강렬하게 느껴져요. 선악의 판단 없이, 좋든 싫든 일단은 인간이 이럴 수도 있구나 이해하게 하는 점이 인상적으로 다가오거든요. 작품 속 추리를 따라가며 만약 이랬다면, 하고 가정하다가 새로운 캐릭터나 아이디어를 떠올리기도 하고요. 특히 추리 장르의 플롯 사용은 정말 개성적이고 효과적이어서 자주 감탄하게 돼요. 독자가 해석하는 문학의 특성을 기가 막히게 활용해 독자 스스로 함정에 걸리게 하는 기법들을 보면서 작법도 많이 배우고 있어요.

예비 예술인으로서 가지고 있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요?

새로운 예술인이 더는 필요 없는 세상이 될까 봐 가장 두려워요. 더는 문학이, 문화가 소비되지 않아서 새로운 소설, 새로운 시가 환영받지 못하고 예술인들이 설 자리가 사라지는 게 제일 무서워요. 출판시장은 점점 기울고 있는데 언제쯤 새로운 문학판이 혜성처럼 등장할지 알 수 없는 일이니까요.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예비 예술인으로서, 문학의 꿈을 꾸는 사람으로서 그런 새 시대를 개척하는 일에 참여하지 못할까 봐 걱정되기도 해요. 등단은 어렵고 책을 내는 건 더 어렵고, 그 책이 많이 읽히는 건 더 어려우니까요. 공들인 만큼 좋은 글을 쓰게 된다고 하지만, 그 전에 보상을 먼저 기대하느라 혼자 실망하고 오랫동안 꿈꿔왔던 문학을 지루하게 느끼게 될까 봐 매번 고민하게 돼요.

미래의 창작환경이 어떤 모습이길 바라나요?

실험적인 작업들이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받기를 바라요. 그러면 단순히 잘 팔리기 때문에, 주류라는 이유로 비슷한 결과물들이 공장 제품처럼 나오진 않을 테니까요. 더 많은 예술인들이 좀 더 걱정 없이 개성적인 예술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려면 다양한 장르의 예술 작업이 골고루 관심을 받을 수 있어야 할 거예요. 예술인 개인이 하는 SNS 홍보에 의지하게 되면 SNS에 익숙하지 못하거나 접근성이 떨어지는 예술인들은 자기 작품을 알릴 기회가 거의 없어요. 이런 예술인들의 작품을 알리고 대중과 접할 기회를 마련하는 것도 예술인 복지 차원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