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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복지뉴스

집중 기획 예술을 향유하는 예술인

예술인에게 묻다: 다른 세계와의 조우

2018. 10

예술 장르의 특성상 혼자 작업을 하든, 여러 사람과 함께 작업을 하든 예술 작업 과정에는 필연적으로 외로움의 순간이 깃든다고 예술인들은 말한다. 한 예술인이 하나의 세계여서가 아니겠냐고 또 다른 예술인이 말한다. 〈예술인〉이 10월호 기획을 위해 실시한 설문조사에 응한 총 218명의 예술인들은 각자의 답변을 통해 그렇게 서로 대화를 하는 듯했다. 영화 작업을 하는 예술인은 음악이 자신의 마음을 가라앉혀 준다고 답하고, 음악 작업을 하는 예술인은 영화를 보면서 영감을 얻는다고 답했다.

활동 장르는 문학이, 영향받는 타 장르는 미술 비율이 높아

응답자 218명 중 문학 장르에서 활동하는 예술인이 82명(37.6%)으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 미술 장르가 39명(17.9%)으로 많았고, 음악 27명(12.4%), 연극 23명(10.6%), 사진 10명(4.6%) 순으로 뒤를 이었다.

‘본인의 창작 작업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다른 장르는 무엇이냐’는 첫 번째 질문에는 복수 답변이 가능했는데, 많은 예술인이 미술(107명)을 꼽았다. 그 뒤로 음악과 영화가 각각 97명으로 동수를 나타냈고, 그다음으로 많은 예술인이 문학(93명)을 꼽았다. 차이가 크지 않은 비율로 꼽힌 미술, 음악, 영화, 문학 다음으로 약간의 차이를 두고 사진(62명)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 문화비 5만 원 미만, 문화생활은 독서와 영화감상

창작에 영향을 주는 장르를 향유하는 데 들어가는 한 달 문화비를 묻는 질문에 예술인들의 44.5%는 5만 원 미만이라 답했다. 다음으로 5~10만 원 29.8%, 10~15만 원 14.7% 순이었다.



가장 자주, 즐겨 하는 문화생활을 묻는 질문에는 독서(59명, 27.1%)라 답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 영화 감상(51명, 23.4%)이 많았다. 예술인이 한 달에 쓰는 문화비와 즐겨 하는 문화생활을 바로 연결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예술인끼리 교류하며 나누는 책이나 티켓이 적지 않은 걸 감안하면 그리 단순하지 않다. 독서는 도서관 이용도 가능하므로 실제로 예술인들의 한 달 문화비가 어떤 문화생활에 주로 쓰이는지 설문 결과만으로는 정확히 알 수 없겠다. 예술인들은 영화 감상 다음으로는 음악 감상(40명, 18.3%)과 전시·박물관 관람(31명, 14.2%)을 자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술인이 좋아하는 예술(인)

이어진 주관식 설문에서 예술인들은 ‘가장 좋아하는 다른 장르 예술인이나 작품’에 대해 답했다. 좋아하면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물었는데 답변은 다소 극단적으로 나뉘었다. ‘특별히 없다’는 답변과 좋아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길게 설명해 대상에 대한 애정을 짐작할 수 있는 답변이 번갈아 보였다.

예술인들은 좋아하는 문학 작가로 조정래, 존 버거, 사노 요코, 애드가 엘런 포우, 최영미, 문혜진, 한강, 송경동, 정유정, 진은영, 기형도, 미셸 투르니에, 마크 트웨인 등을 꼽았다. 좋아하는 영화감독은 제임스 완, 박찬욱, 이준익, 정지우, 봉만대, 루소형제, 팀 버튼, 쿠엔틴 타란티노, 알폰소 쿠아론을 언급했고, 영화 작품으로는 〈다가오는 것들〉, 〈인터스텔라〉, 〈그랜드 부다패스트 호텔〉, 〈마녀키키〉, 〈바람이 분다〉, 〈그래비티〉, 〈위대한 개츠비〉, 〈미션 임파서블〉, 〈어바웃 타임〉, 〈리틀 포레스트〉 등 정말 다양한 답변이 이어졌다. 배우 최불암, 송강호, 안성기, 김혜자, 양조위(홍콩), 메릴 스트립(미국), 조우정(중국)도 예술인의 사랑을 받고 있었다.



협업에 대한 상상력

협업의 개념은 아주 오래전부터 존재해왔다. 소나무 밑에서 돌아 나오는 호랑이의 모습을 그린 조선시대 민화 〈송호도〉는 사제 간이었던 김홍도와 강세황의 협업이었다. 칸딘스키는 쇤베르크와 같은 20세기 음악가들과의 교류의 영향 중 하나로 작품 제목을 음악 제목처럼 ‘즉흥’이나 ‘구성’이라 붙였다.

협업해보고 싶은 장르에 대한 질문에 예술인들은 자기 분야와 연결할 수 있는 다른 장르에 대한 상상력을 발휘해 답변을 이어갔다. 타 장르 예술인들과의 협업에 그치지 않고 다른 장르 작업에 직접 도전해 활동 범위를 넓히고 싶어 하는 예술인도 적지 않았다. 가령, 한 회화 작가는 도자기 작업에 직접 도전해서 도자기에 회화를 시도해보고자 했다.

음악회의 경험이 대개 그렇듯 음악 감상은 보통 수동적으로 하게 된다. 음악적 특성과 장르를 고려해야겠지만, 음악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적절하게 어울리는 사진 작품 전시가 한 공간에서 이루어지면 좋을 것 같다.

- 한선영(사진)

디자인과 협업해보고 싶다. 디자인이나 영상에 음악을 넣어서 컬래버레이션하고 전시해보고 싶다.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 김재영(음악)

미술 〈시를 그리다〉, 음악 〈시를 노래하다〉, 독립영화 〈시를 보다〉라는 주제로 협업해보고 싶다.

- 김경은(문학)

국악이 자연스럽게 섞인 힙합을 하고 싶다.

- 박지혁(국악)

삶의 순간을 포착하는 사진과 순간이 축적되는 긴 인생 여정을 그리는 내 작업을 컬래버레이션해보고 싶다. 새로운 삶의 순간이나 과정이 보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 정해경(미술)

작업한 음악이 미술 전시와 함께 흐를 때 생길 그 시너지가 궁금하다.

- 나른(음악)

고전무용과 연극을 접목시켜서 마당놀이 같은 무대를 만들어보고 싶다.

-이미경(무용)

같은 시각적 장르로 다양한 작업이 나올 수 있는 그림과 협업해보고 싶다. 유에서 뺄셈을 하는 사진과 무에서 덧셈을 하는 그림이 함께한다면 더욱 흥미로운 작품이 나올 거라 생각한다.

- 권윤성(사진)

주제 있는 클래식 가곡으로 수많은 명작을 향수하고 있는 외국과 달리 한국은 그러지 못해 아쉽다. 문학의 장르 확장과 문학과 음악의 협업을 통해 한국 전통 정서를 표현하는 훌륭한 작품을 창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분야에 관심과 능력 있는 작곡가를 만나기 어려운 한계가 있지만 어렵게라도 만남이 이루어지면 도전해볼 생각이다.

- 기청(문학)

한국 혹은 외국에서 수직기를 이용해 직물을 짜며 그림을 그리는 작가들과 함께 직물을 전시하면서 관객과 소통하는 작업은 어떨까.

- 이화(연극)

공간과 드라마의 결합은 흥미롭다. 과거 동숭아트센터 옥상부터 계단, 카페테리아, 극장 마당과 담벼락 등 전체 건물을 이용해 퍼포먼스를 한 적이 있다. 매우 재미있는 작업이었다. 그처럼 건축과의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을 시도해보고 싶다.

- 이유경(연극)

음악이 있는 드로잉 무대를 보여주고 싶다. 음악에 기승전결이 있듯, 미술작품에도 기승전결이 있다. 그것을 퍼포먼스로 무대에서 보여주고 싶다.

- 김성진(미술)

민화라는 한국 고유의 민중적인 작품과 현대의 간결성, 전달성이 강한 일러스트와의 결합이 색다를 것 같다. 여기에 반려견, 반려묘, 반려식물 등 또 다른 현대인들의 관심사가 전해지는 부분이 가미되면 좋을 것 같다.

- Ingle(미술)

몸으로 표현하는 분들, 장르와 상관없이 소리를 몸을 통해 표현할 수 있는 분과 연주를 해보고 싶다. 음악가는 소리를 통해 공간을 오감으로 느끼도록 하는 사람들이다. 그 느낌을 그대로 몸으로 표현할 수 있는 분과 소리를 같이 만들어보고 싶다.

- 지나킴(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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