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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63

202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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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기획
시행 10년을 앞둔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
현 주소와 개선 방향에 대해서

예술인 파견지원-예술로 사업(이하 예술로 사업)은 내년(2024년)으로 사업 시행 10년을 맞는다. 예술로 사업의 현 주소와 개선 방향에 대해 예술로 협업/기획사업의 책임멘토인 플랜비 문화예술협동조합의 류성효 이사와 예술로 사업에 참여한 예술인 3인(고재욱, 남명옥, 임현진)이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눴다.

대담 참여자

고재욱: 시각예술가로 여주에서 활동 중. 2022년 예술로 협업사업 참여예술인으로 참여했으며 초창기부터 한국업사이클링디자인협회, 성남환경운동연합 등과 함께 다양한 예술로 사업을 진행했다.

남명옥: 30년차 배우로 대전에서 연극하고 있다. 예술로 사업 초창기 때부터 참여했고, 올해 예술로 지역사업을 대전문화재단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

류성효: 플랜비 문화예술협동조합 이사. 초기 예술로 사업 기획위원으로 참여했으며 올해(2023년) 협업/기획사업의 책임멘토로 활동했다.

임현진: 독립기획자. 주로 거리예술, 극장이 아닌 곳에서 창작 작업을 한다. 2022년 예술로 기획사업 리더예술인 등 예술로 사업에 여러 번 참여했다.



예술로 사업에 대한 오해와 진실

류성효: 예술로 사업이 시행된 지 10년 가까이 되었다. 사업 초기 3년간 기획위원으로 참여했다가 올해 오랜만에 협업 및 기획사업의 책임멘토로 다시 결합했다. 그동안 사업으로써 안정성은 확보한 반면, 사업 초기 느껴졌던 도전의식이나 긴장감 등은 사라진 것 같다. 낯선 시도가 줄어들었다. 매뉴얼이 있고 그 매뉴얼에 맞춰 적당한 수준에서 참여하려는 태도들이 많이 보여 아쉽다.

남명옥: 저도 그렇게 느낀다. 사업 초창기에는 이 사업을 어떻게 이해할지, 현장에서 무엇을 해나가면 좋을지 많이 고민했다. 사업 초기, 내가 경험했던 기업·기관들은 예술로 사업을 이해하고 협업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함께 고민했던 것 같다. 예술로 사업에서 기업·기관과 예술인이 사업 취지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많은 예술인분들이 예술로 사업의 본 취지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활동비 수준의 가벼운 일자리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게 사실이다.

▲ 류성효 플랜비 문화예술협동조합 이사


류성효: 예술인의 작업 방식, 형태는 물론 각 개인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이 너무 다양하다. 예술로 사업에 참여하는 기관과 기업도 마찬가지다. 이 다양함이 현장에서 조합됐을 때 결과물의 형태도 다양해야 하는데 시간이 갈수록 결과물이 단순해져 가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있다. 면접이나 심사, 혹은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다른 장르 예술가들과 만나서 협업을 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 되고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는 말인데 이 말을 정답처럼 여기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 아쉽다. 예술로 사업은 다른 예술가와의 협업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사업은 아니다. 사업 참여를 계기로 스스로 사회에서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자는 게 목적이다. 쉽게 말해 고기를 잡아주는 게 아니라 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는 사업인 것이다.

임현진: 예술로 사업은 사회에 예술의 가치를 예술인 스스로가 증명해내는 사업이다. 그런데 과정만으로는 예술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무엇보다 과정이 중요한 사업은 따로 있다. 협업이 중요한 것도 맞지만 누구와의 협업인지 명확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예술인간의 협업은 너무 당연하다. 예술인간의 협업을 넘어선 다른 주체들-전혀 만나지 못했던 기업이나 기관과의 만남, 예술적 개입을 통한 협업-이 강조되어야 한다. 오히려 용어를 사회적인 기여로써의 협력으로 바꾸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 남명옥 배우


남명옥: 저는 예술로 사업이 결과 중심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결과가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한다. 최선을 다해서 성실하게 활동을 해서 결과를 기업이나 기관에 맞춰서 해내야 한다는 것은 무조건 동의한다. 예술로 사업의 정의를 보면 ‘예술인의 사회적 가치 확장을 위해 다양한 예술직무영역을 개발하고 사회와 협업을 기반한 직무를 제공함으로써 적극적인 예술인 복지를 실현하고자 진행하는 사업’이라고 설명한다. 예술인이 협업의 주체가 되는 것이 예술로 사업의 핵심 키워드라고 생각한다. 물론 적당히 해서는 안 된다. “이 사업은 쉬운 사업이고, 시간만 채우면 되고, 결과 없이 자유롭게 하면 되는” 사업이 아니다. 협업에 대해서는 사회(기업·기관)와의 협업이 강조되지만 예술인간의 협업도 계속 강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술로 사업으로 인해 처음 내 방문을 열고 낯선 세계에 등장하는, 소위 말하는 골방 예술가들이 예술로 사업 덕분에 세상으로 나오게 된다. 이들에게는 격려도 필요하고 위로도 필요하고 도움도 필요하다. 기관·기업을 중심으로 한 매개도 중요하지만 예술인을 중심으로 한 매개도 강조되어야 한다.

류성효: 결과가 중요하다고 할 때, 어떤 결과인지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는데 저는 여러 가지 형태의 결과물이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법을 익혀보겠다는 마음으로 예술로 사업에 참여해 타인과 대화하는 법을 알게 됐다면 그것도 하나의 결과다. 기업의 일하는 방식과 언어를 배워보고 싶어서 예술로 사업에 참여해 기업의 프로세스를 익히게 됐다면 그것도 성과인 것이다. 예술인 스스로가 예술로 사업에 참여한 목표가 명확해야 하고, 그 목표에 맞춰 과정을 설계하고 그 과정에 맞춰 사업을 진행해 다양한 형태의 결과를 만들어갈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예술인 각자가 이 사업을 어떻게 해석하는지가 너무 중요하다. ‘예술로 사업으로 무엇을 성취할 것인가’ 하는 구체적인 목표와 그래서 ‘어떻게 참여할 것인가’ 하는 과정의 설계를 가지고 사업에 참여하길 바란다.

고재욱: 2020년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 운영단의 매니저로 참여했는데, 공무원이나 시민을 설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예술인의 자아성취를 이루는 것이 중요한 목표였다. 이 사업에 참여하는 예술인의 태도는 확실히 다르다. 기본적으로 예술로 사업이 예술인의 욕망을 작동시키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짜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술로 사업을 통해 얻은 각 개인의 성과는?



▲ 임현진 독립기획자


임현진: 마을기업과 2년 동안 예술로 사업을 진행했고 올해는 예술로 사업 자체에 참여하지 않았다. 참여하지 않은 이유는 더 안 해도 되는 상태에 이르러서다. 열악했던 마을기업이 2년을 함께 하며 기업 스스로가 예술로 사업의 매개 없이도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기업이 되었다. 그 기업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는 어디에도 예술이란 단어가 등장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저에게는 그 프로그램이 예술이다. 예술이 앞세워지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을 깨달았고, 예술로부터 다른 방향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게 2년 동안 예술로 사업에 참여하면서 얻은 성취라고 생각한다. 예술로 사업에 참여하면서 직무가 하나 더 생겼다고 생각하는데, 최근 포트폴리오에 퍼실리테이터라는 말을 쓰기 시작했다. 이슈에 대해 매개자 역할을 할 수 있고, 그 과정을 디자인할 수 있게 되었다. 올해 예술로 사업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데, 예술로 사업이라는 울타리 밖에서도 그동안 해왔던 작업을 해보고 싶다.

남명옥: 저도 비슷하다. 예술로 사업으로 퍼실리테이터라는 직무가 생겼다. 예술로 사업은 참여예술인의 수입을 보장하는 사업이 아니라 예술로 사업을 통해 직무를 하나 더 가질 수 있는 사업이라는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직무 개발, 능력 향상 외에도 협업해볼 수 있는 세계도 확장되었다. 제 분야의 예술활동만으로는 만날 수 없는 기관·기업도 많이 만났고 사업에 참여한 분들과 인사를 나눌 수 있는 다정한 관계도 생겼다. 그분들이 저희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하고 제가 참여하는 연극의 티켓을 사기도 한다. 이 연결의 경험이 너무 소중하다.

또 올해 매칭된 기업의 소개로 연결된 공동체라디오와 협업했는데 참여예술인 한 분이 국악 채널을 기획하고 추진하게 되었다. 예술로 사업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던 대표였는데 국악방송이 지역에서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그때야 예술로 사업을 이해하시고 내년에는 정식으로 참여해 보고 싶다고 하셨다. 나는 내레이션에 참여했고, 앞으로 도움이 된다면 함께 국악방송의 성장을 돕고 싶다. 이런 경험도 리더예술인으로서 내가 경험한 성과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좋은 사례가 많을 것이다. 좋은 사례들이 아카이빙돼서 잘 알려졌으면 좋겠다.



▲ 고재욱 시각예술가


고재욱: 작년, 오랜만에 예술로 사업에 참여했는데 환경운동연합과 같이 하게 됐다. 코로나 시기를 겪으면서 지금까지 해온 작업이 결국엔 지구에 또 하나의 쓰레기를 만드는 행위 같아서 썩는 재료들로 작업을 해보려고 연구하고 있을 때였다. 나뿐만 아니라 함께 파견된 예술인 모두 환경보호에 관심이 있었고 실천까지 하는 사람들이었다. 이들과 함께 일반 시민들에게 취지나 내용을 이해시키는 워크숍을 진행했고 괜찮은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창작자가 원래 자기가 하던 창작활동이 아니라, 다른 역량을 발휘해야 했기 때문이다. 부가적인 역량을 키워야 했는데 그게 나를 발전시켰던 것 같다. 또 나의 관심과 필요가 맞물리는 사업이라 내 작업의 일환이라는 생각으로 엄청난 집중력을 보였다. 나뿐 아니라 참여한 모든 예술인이 그랬던 것 같다. 자신의 작업이라고 애정을 가질 수 있는 요소들을 발현시키는 구심점이 없다면 예술로 사업은 부가적인 아르바이트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긍정의 스위치가 켜질 수 있도록 사업이 잘 기획되어야 하는 것 같다.

예술로 사업으로 얻은 성과들은 어떻게 기록되어야 할까?

류성효: 성과사례집에는 예술로 사업에서 예술인들이 얻을 수 있는 성과가 잘 보이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 사례집으로 예술로 사업을 이해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닌 것 같다. 예술로 사업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태도인데 이런 부분이 사례집에 담겨 있지 않고 예술로 사업을 통해 발현된 다양한 케이스와 다양한 결과물이 기록되지 못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어떤 성취를 얻었는지에 대한 예술인 각각의 케이스를 담아내야 한다.


▲ 임현진 독립기획자


임현진: 예술로 사업의 결과를 기록하는 방식을 지적하고 싶다. 결과보고 양식에 맞춰 내용을 넣다 보면 최선을 다해 욱여넣지만 잘 안 담긴다. 양적인 평가도 중요하고 수치를 달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질적인 평가가 필요한데, 내 시선으로 보는 것은 한계가 있다. 사업의 의미를 발견해주는 사람, 드라마터그1)를 할 사람이 필요하다. 사업 첫해에 아카이빙하는 팀에서 일을 했는데 예술로 사업을 조금 더 선명한 언어로 바깥에 말해주는 역할을 했던 것 같다. 단순한 결과보고서가 아닌 새로운 방식의 기록이 필요하다.

남명옥: 드라마터그가 필요하다는 부분에 동의한다. 동시에 예술인의 경험뿐만 아니라 기업이나 기관의 경험도 알려져야 한다. 그래야 더 많은 기관과 기업이 예술로 사업에 참여하고 예술이 사회적 가치를 가질 수 있는, 또는 예술활동이 경제적인 활동으로 연결되는 문이 열리지 않을까. 다른 이야기지만 최근 카이스트의 실패연구소에서 실패박람회를 열었다. 실패를 기록하는 것도 필요하다. 예술로 사업의 실패 사례 역시 다시 곱씹어보면서 사업의 취지를 다시 반추할 수 있을 것 같다. 실패의 사례를 수집하여 공유하는 이유는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이며 혼자 실패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다. 기업은 왜 예술과 만나지 못했을까, 왜 계획대로 되지 않았을까 등등 실패의 이유를 살펴볼 수 있다면 새로운 시도들이 가능해질 것 같다.

류성효: 사업 초창기 활동보고서는 자기 작업을 아카이빙할 수 있는 ‘작업 노트’ 개념으로 설계하여 아카이빙이 서툰 예술가들에게 자기 작업을 정리해보는 역량을 키우는 학습의 의미도 담겨져 있었다. 그런데 현재 대부분의 활동보고서는 기준을 충족하는 데만 급급한, 수동적인 태도로 기록되고 있다. 활동을 확인할 수 있는 보고서의 방식을 바꾸는 건 어떨지. 오히려 짧은 시간 참여했지만 크리에이티브한 결과를 냈다면 그게 더 가치 있는 게 아닐까. 예술인들이 자기 창작을 위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적은 시간 경제활동을 하고 그렇게 만든 수익으로 나머지 시간 동안 창작활동을 하게 하는 게 이 사업의 취지라고 한다면 말이다. 관리 차원에서 필요한 부분임을 알지만 보고서 작성이나 활동시간 측정을 다른 방법으로 풀 수는 없을까. 예술인들이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에 따라 계획을 만들어내고 그 계획을 가지고 기업이나 기관과 접근 방식을 설계해낼 수 있는 자율적인 사업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다양한 케이스가 나올 수 있다.

1) 극작술 연구를 뜻함. 극단에 상주하는 비평가로서, 희곡의 창작과정에서부터 프로그램의 제작/캐스팅/리허설/공연 후 평가에 이르기까지 공연의 전 과정에 관여한다.


남명옥: 왜 예술로 사업이 리스크 관리의 방식으로 진행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류성효: 예술로 사업은 무엇보다 매니징이 중요한데 매니징에 대한 투자 없이 사업 스케일만 커졌다. 예산이 많아지면 그만큼 관리의 규모도 커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사업의 질적 관리가 어려워진 것이 리스크 관리로 전환된 이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올해 지역으로 간 예술로 사업을 가까이에서 본 적이 있는데 예술인의 참여 규모와 재단의 관리 인력의 균형이 적절해, 한 팀 한 팀 관심을 가지고 면밀하게 관찰이 가능해 보였다. 이 정도면 질적 관리가 되겠다고 생각했다. 예술로 사업은 지금의 관리 지원 체계로는 질적 관리가 어려운 크기의 사업이 되었다. 수월성을 기반한, 일반적인 형태가 일반화되었고 결과를 만들기 어려워지는 구조다.

기회의 제한이 필요한가

류성효: 예술로 사업이 10년 가까이 되다 보니까 사업을 경험한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에 참여하지 못한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그래서 동일한 사람이 반복해서 사업에 참여하는 것보다 새로운 사람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임현진: 한 번만 예술로 사업에 참여했다고 하면 사업의 의미나 가치를 몰랐을 것 같다. 시간이 지날수록 배우는 게 다르다. 특히 예술로 사업은 다른 사업과 다르다. 다른 사업의 경우는 예술인이 늘 해오던 작업을 지원하는 사업이 많은데 예술로 사업은 다른 영역의 사업이다. 처음부터 결과를 잘 내기란 쉽지 않고, 3~5년차에 할 맛이 난다고 해야 할까.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올라가면서 바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류성효 선생님이 지적한 바처럼 반복되면 안일해질 수도 있다. 그래서 안식년 제도가 필요한 것 같다.

류성효: 물론 첫해는 아쉬울 수 있다. 그러나 2~3년차에는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 한 번 더 한다고 해서 달라질까? 나는 잘 모르겠다. 면접이나 심사를 통해 참여예술인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 1~2번 사업에 참여한 예술인과 2~3번 참여한 예술인, 5~6번 참여한 예술인 사이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했다. 반복 참여의 이유가 무엇인가. 여러 번 경험을 가지고 있으면 다른 참여자와 다른 점을 설명할 수 있거나 활동 계획이 고도화되고, 기존의 경험들을 나누는 등의 역할의 변화가 있어야 하는데 선명하게 감지되는 경우가 많지는 않았던 것 같다. 면접이나 심사를 보게 되면 아무래도 참여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더 유리할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는데 지금도 대학 졸업생은 계속 배출되고 있고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을 포함해 예술로 사업의 현장을 경험하지 못한 예술인들이 아주 많다. 나는 계속 반복해서 사업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일부에 의해 기회가 점유되는 형태보다 더 많은 예술인들이 기업과의 협업 경험이나 예술을 기반으로 하는 경제적 활동의 경험을 가질 수 있도록 반복 참여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 남명옥 배우


남명옥: 예술로 사업에 많은 예술인이 참여했으면 좋겠는데 예산이 정해져 있다면 다른 예술인이 새로 진입할 수 있도록 참여횟수를 제한하는 것은 맞다. 그런데 횟수를 다 채웠으면 아예 다 참여하지 못하는 방식은 아닌 것 같다. 안식년 제도로 충분하다.

나에게 예술로 사업이란?

남명옥: 혼자 예술 작업을 할 때는 이 경험을 하기 쉽지 않다. 굳이 나와 맞지 않는 사람하고는 협업 자체를 시도하지 않는다. 그러나 예술로 사업은 그 경험을 하게 한다. 나에게 예술로 사업은 나의 예술활동을 중심으로 사회와 만나게 해준 첫 번째 지원 사업이다. 더욱이 경제활동까지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예술활동을 동반해 성장을 제공하는 지원사업이 예술로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 고재욱 시각예술가


고재욱: 예술로 사업은 예술인과 사회를 연결하는 가느다란 고무줄 같다고 생각한다. 당기다가 끊어지지 않게 서로를 조절해야 되는 긴장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그게 예술가의 책임이자 직무라고 생각한다. 예술로 사업을 통해 그 가능성을 시험해볼 수 있었다.

임현진: 예술인은 창의적 아이디어가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존재이고, 이를 바탕으로 사회적인 협력을 수행할 수 있으며, 예술적인 개입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예술로 사업은 이러한 일들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디딤돌이 아닐까 싶다. 나의 예술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게 한다. 단순히 경제적인 이유가 아닌 예술인이 사회를 만나고 협력을 끌어내는 것이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이자 동기부여가 되면 좋겠다.

류성효: 올해 오랜만에 예술로 사업에 결합했는데 현장에서 재미있는 기획을 많이 만났고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흥미롭고 구체적인 가능성이 발견되는 사례의 경우, 가능성으로 그치지 말고 구체적 실현이 가능하도록 콘텐츠진흥원, 중소벤처기업부, 한국관광공사 등 타 기관과 협력해 사업을 승계하거나 지원 체계를 연결할 수 있는 방법도 개발해볼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