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인 구독 신청
닫기
구독신청
메뉴바
vol.19 2017. 10 로고

예술인복지뉴스

기획 예술과 기업, 혁신과 창조적 가치

성공적인 창조적 파트너십의 형성

2017. 10
  • 기업을 위한 예술의 가치 기업을 변화시킬 수 있는 예술의 가치

지오바니 쉬우마 교수는 저서 〈기업을 위한 예술의 가치(The Value of Arts for Business)〉에서 비즈니스 환경의 변화로 전통적인 경영 방식은 도전에 직면했고, 경영 패러다임의 변화도 불가피하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오늘날 기업이 마주하는 환경은 과거보다 더욱 복잡하고 시시각각 변화하기 때문에 예측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또한, 소비자의 서비스에 대한 기대치 상승으로 사람들은 상품과 서비스의 구매뿐만 아닌 감정과 연관된 소비 경험을 기대한다. 이렇게 변화하는 시장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탄력성과 융통성이 필요하며, 기업의 역량은 결국 직원들이 업무활동에서 얼마나 창의력을 발휘하는지에 좌우된다.

기업은 직원을 관리하고 통제하여 결과를 내는 고전적인 경영 전략에서, 앞으로는 직원에게 어떻게 에너지를 부여하고 감흥을 주어 업무환경에서 혁신과 변화의 주체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할 것인지 전략을 수립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예술은 바로 그 에너지와 감정의 지점에서 기업에 기여하게 된다. 쉬우마가 말하는 ‘예술기반 이니셔티브(Art-Based Initiatives, 예술기반 계획)’는 하나 이상의 예술형태를 이용하여 조직구성원이 예술적 경험을 할 수 있게 하고, 기업의 자산으로서 예술을 내재화할 수 있도록 하는 조직적이고 관리적인 간섭을 의미한다. 즉, 예술을 통해 경영상의 어려운 문제들에 대해 고민하고 다루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러한 예술활동 과정에서 조직구성원의 예술적 경험은 일종의 기폭제나 방아쇠가 되어 이해관계자의 변화나 조직인프라의 개발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쉬우마 교수는, 예술은 기업이 조직 생활의 미학적 특성이 중요함을 깨닫고 미와 관련된 조직 작동원리의 특성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혁신 역량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새로운 접근법과 도구상자를 기업에 제공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므로 예술이 기업을 위해 발휘하는 전환적 힘은 조직의 미학적 특성과 차원의 관리를 지원하는 예술의 역량과 관련이 있고, 예술을 통해 미학적 경험을 쌓고 조직의 인프라가 지닌 미학적 자산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예술을 ‘미학적 기술’ 즉, 경영 난제에 대처하고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배치하고 활용하는 예술작품 또는 예술활동의 형태를 띤 예술 기반 지식의 응용으로 이해하고 있다. 조직 내 미학은 ‘아름다움’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조직이 인간에 기반한 감각을 어떻게 참여시키고 활용하는가와 관계한다. 이를 통해 경험에 기반한 특성에 영향을 줌으로써 상품과 서비스에 무형의 가치를 생성하여 내장시키고, 직원을 참여시키고 열정을 북돋아 최선을 다하고, 창조적이고 변화에 열린 마음을 갖도록 하며, 생산성과 웰빙을 함께 조성하는 직장 환경을 만들고, 윤리적 문제를 중시하고 지속 가능한 부의 생산방식을 이해하면서 생산량 지향에서 성과 지향으로 이동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는 기업이 가치창조의 역학을 펼치기 위해서는 열정, 공감, 희망, 상상력, 창의성과 같은 차원을 다룰 수 있어야 하며, 미학적 기술로서의 예술은 기업을 위한 전환적 가치를 지니는데 이는 예술이 21세기 경영시대의 여섯 개 근본 가치 동인을 다룰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신경영시대에 기업의 가치를 창조하는 여섯 개의 ‘E’(6Es)라고 표현하는 근본 가치 동인은 경험(Experience), 정서(Emotions), 활기(Energy), 윤리(Ethics), 환경(Environment), 참여(Engagement)이다.

한편, 실제로 기업에서 예술은 네 개의 ‘P’를 통해 표현되고 적용되는데, 이 네 개의 P는 기업에 있어서 창조적 과정의 중심축이며 사람(people), 실행(practices), 생산품(products), 원칙(principles)을 일컫는다. 그에 따르면, 기업에서 예술은 다음과 같은 차원들 중 하나 또는 둘 이상의 조합으로 나타난다. 그 차원은 (1) 조직 내에서 변화와 창조적 사고를 위한 촉매제 역할을 하는 예술가 또는 창조적인 ‘사람들’, (2) 조직의 프로세스를 수행하는 기존의 방식을 새롭게 하고 새로운 사고방식을 개발할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상상력과 창의성을 드러내고자 하는 창조적 ‘실행들’, (3) 직장의 일부를 구성하거나 상품과 서비스에 각인된 예술품 또는 창조적 가공품 형태의 예술적 ‘생산품들’, (4) 조직을 인간답게 만들고 조직의 존재 이유를 발전시키는 방식에 높은 가치를 두고 이에 주목하고자 하는 예술세계 ‘원칙’의 사용이다.

예술 가치 매트릭스와 예술 가치 지도

그는 예술인이 기업에 가져오는 변화를 측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가치의 측정은 두 가지 방법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데, 첫 번째가 대시보드적 접근 혹은 ‘색인 또는 지표기반 접근법(index- 또는 indicator-based approach)’으로, 결과를 눈에 보이는 지표나 숫자로 제시하는 방식이다. 두 번째는 ‘서사기반 접근법(narrative-based approach)’으로, 예술이 조직에 어떤 영향을 주었고 어떤 시사점이 있었는지 이야기로 설명하는 방식이다. 나무가 열매를 맺기 위해 뿌리에서부터 어떤 영향이 있었는지 그림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처럼 내가 무엇을 했고, 내가 한 일이 조직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가를 은유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그는 이런 서사기반 접근법을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고 보았다. 가치측정을 위해서는 테크닉이 필요한데, 쉬우마 교수는 예술이 기업이나 기관 등의 조직에 줄 수 있는 편익을 측정할 수 있도록 예술 가치 매트릭스라는 모형을 개발했다. 이 모형의 가로축은 조직 구성원의 변화, 세로축은 조직 내 자산(인프라)의 정도로 이루어져 있으며, 예술이 조직의 능력을 개발하는 데 어떻게 활용되었는지를 측정할 수 있는 일종의 나침반처럼 활용할 수 있다.

가장 낮은 단계에 해당하는 오락(entertainment)은 예술을 매개로 기업 내 긍정적인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으로 예술을 활용한 사내 레크리에이션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조직구성원은 예술을 통해 활력을 얻고(galvanizing) 더 나아가 감화(inspiration)를 받아 사고방식과 행동이 변화하게 된다. 조직 내 자산은 예술의 작용으로 기업 이미지와 명성이 올라가고(reputation), 제품과 서비스에 내재될 수 있는 무형의 가치가 창출되기도 한다(investment). 조직 내 자산과 조직구성원의 변화는 함께 이루어지는 것이 이상적이며, 최종적으로는 조직의 사고와 행동이 변화하고 조직문화 개선이라는 경영성과로 이어져 기업의 변화(transformation)가 이루어질 수 있다.

예술 가치 매트릭스 예술 가치 매트릭스

쉬우마 교수는 또 다른 측정틀로 ‘예술 가치 지도(Arts Value Map)’를 제시했는데, 예술 가치 지도는 창조적 과정 또는 예술기반 기획의 실행, 이러한 실행이 조직의 가치동인(value driver)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된 직간접적 인과관계를 추적한다. 이 지도를 통해 조직의 구성요소들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기업에서의 예술 활용과 잠재적 사업 수행성과 사이의 관계를 시각화해 볼 수 있다. 이 평가모형은 지식자산의 증가가 가치창출 역학을 활성화하는 핵심 동인으로 작용한다는 가정에 기대고 있다. 조직 내 지식영역의 발전을 통해 사업 과정의 실행력을 높일 수 있는 조직의 역량이 개선되고, 이는 다시 조직의 실적을 개선하여 사업목표 및 전략목표의 성취로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술기반 이니셔티브의 형태를 띤 기업의 창조적 과정은 조직 내 지식영역의 발전에 기여함으로써 조직 내에서 중요한 가치창출 과정을 지속시킨다.

예술 가치 지도 예술 가치 지도 성공적인 창조적 파트너십을 위한 십계명

쉬우마 교수는 서로 다른 조직적, 경영상 요인들이 예술과 기업 사이의 성공적인 협업의 방해물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하며, 발생 가능한 문제점을 피하기 위해 창조적 파트너십 구축에 필요한 경영지침을 제시했다. 그것은 ‘성공적인 창조적 파트너십을 위한 십계명’으로 정리된다.

1. 예술기반 이니셔티브의 도입을 촉진하는 근본적인 가정을 공유
2. 경영진의 의지
3. 직면하고 있는 경영상 문제에 대한 명확한 정의
4. 예술기반 이니셔티브를 관리하는 조직 기능의 질적 수준
5. 신뢰할 수 있는 관계 구축
6. 예술기반 이니셔티브에 대한 조직 내 상이한 태도나 불만 극복
7. ‘안전한’ 예술기반 경험 구축
8. 예술기반 이니셔티브 과정의 경영관리
9. 예술기반 이니셔티브에 관한 정보의 흐름
10. 공통 언어 구축

그는 예술이 기업의 문제를 해결하고, 기업이 예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공통의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을 특히 강조하며 마무리했다. 부부사이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것처럼 각각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예술인과 기업 사이에도 갈등이 있을 수 있지만, 예술이 기업의 문제를 해결하고, 기업이 예술을 이해가기 위해서 양측이 공통 언어를 쓰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예술인이 기업의 언어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기업이 예술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 확실히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예술인과 기업 사이를 매개하는 기관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집중기획